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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건은 사법 당국의 최종 결정에 앞서 KBL 차원에서 자격 심의를 할 것이다."
이와는 별도는 또 다른 경찰서에선 전 농구 선수 A씨(은퇴)가 전 소속팀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에 베팅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A씨 뿐 아니라 유도 등 다른 스포츠 종목 관련자들도 조사를 확대하고 있어 사건의 파장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다보니 KBL은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전창진 감독의 최종 법적 결론이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리기에는 사건의 파급력이 더 길고 오래 갈 수 있다고 봤다. 또 선수까지 불법 도박에 연루된 상황에서 혐의자가 하나둘 더 터질 경우 겉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KBL은 서둘렀다. 매시즌 시작 직전에 선수와 코칭스태프 전원에게 받았던 부정 방지 서약서를 최근 전구단에 돌려 앞당겨 받았다.
서약서의 내용에는 도박 및 사행 행위, 증여 또는 향연, 금전 차용, 구단 내부 정보 외부 누설 등의 금지 내용들이 빼곡히 들어갔다. 이걸 어길시 KBL의 어떠한 조치도 이의없이 수용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KBL은 앞으로 경찰 수사를 예의주시한 후 전창진 감독 사건을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현재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KBL이 어떤 식으로든 섣불리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법적 판단이 내려지고 난 후 전창진 감독의 거취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 조만간 선수 및 코칭스태프 등록시 재정위원회 자격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창진 감독이 KBL 감독 자격에 미달할 경우 KGC 사령탑을 유지하기 힘들 가능성이 높다. KBL 규약에 보면 105조에 '감독 및 코치가 지도자로서 중대한 흠결이 있을 경우 재정위 심의를 거쳐 이사회에서 그 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또 17조에는 '구단은 공식 경기에 임할 때 최강의 선수를 기용하여 최선의 경기를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70조에는 '감독 코치는 KBL 및 구단의 명예를 선양하고 모든 경기에서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여야 한다'고 명기돼 있다.
경찰은 전창진 감독이 지난 2014~2015시즌 kt 사령탑으로 2~3월 치른 5경기에 후보 선수를 기용해 승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집중 수사하고 있다. KBL이 위 규정상을 토대로 최강의 멤버를 기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자격을 상실할 수 있다.
지난 5월말 은퇴한 A선수 건도 경찰 수사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KBL은 29일 오후 총재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전 구단의 의견을 수렴했다.
또 조만간 자정 결의 대회 형식의 집단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노력들이 효과를 발휘할 지는 의문이다. 이미 KBL은 2년전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의 승부조작 사건 이후 클린바스켓센터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신고자 포상 제도 등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불법 스포츠 도박 운영자들은 비웃거리도 하듯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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