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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농구팬 사이에서 전자랜드의 농구를 '늪'으로 표현한다.
전자랜드의 늪이 동부산성마저 함락시켰다.
전자랜드는 19일 원주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동부를 66대62로 눌렀다.
전자랜드는 현란한 패스워크와 동부 외곽 수비에 균열을 일으켰다. 3쿼터까지 전자랜드의 3점슛 성공률은 50%. 모두 기계적인 패스게임에 의한 절제된 외곽포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동부는 만만치 않았다. 사이먼과 김주성의 골밑 파워를 앞세워 전자랜드를 지속적으로 압박했다.
그런데 4쿼터 중반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경기 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우리의 컨셉트는 체력전이다. 김주성과 윤호영이 타깃이다. 우리가 동부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라고 했다.
현련한 패스게임 때문에 김주성과 윤호영은 외곽에 많은 움직임을 가져갈 수 밖에 없었다. 결국 4쿼터 승부처에서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동부의 코트 왕복이 눈에 띄게 느려지기 시작했다. 정병국이 이런 약점을 제대로 공략했다. 3점슛 포함, 연속 5득점. 동부는 김주성이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전자랜드는 현란한 패스게임으로 이현호와 정병국이 미드 레인지 점프슛을 성공시켰다. 3쿼터 47-53으로 뒤진 채 시작했던 전자랜드는 경기종료 43.6초를 남기고 66-62로 앞섰다. 동부는 추격할 수 있는 강한 움직임이 없었다. 결국 리차드슨의 무리한 3점포가 림을 빗나가는 순간, 전자랜드는 4강 1차전을 잡았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6강전 3전 전승의 기세가 그대로 옮겨진 한 판. 동부는 전자랜드의 정교한 외곽 시스템을 강한 골밑으로 제어하지 못했다. 게다가 김주성 윤호영 등 두 핵심적 선수들의 체력조절이라는 문제를 안게 됐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