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팀은 결국 형제의 싸움에서 갈린다.
모비스는 정규시즌에서 모두가 에이스라고 할 수 있으면서 반대로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고 할 정도로 고르게 득점을 했다. 문태영이 14.8점을 넣었고 벤슨이 13.8점, 함지훈(10.9점) 라틀리프(10.4점) 양동근(10.3점) 등 주전 대부분이 두자릿수 득점을 했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선 득점분포가 달라졌다. 아무래도 시즌을 마무리하는 가장 중요한 경기라 서로가 수비를 악착같이 하다보니 공격은 확실한 에이스에게 맡기는 일이 많아진다. LG는 챔피언결정전 5경기 동안 제퍼슨이 평균 22점을 올렸고 문태종이 17.8점을 넣었다. 김종규는 5.8점으로 떠어졌고 메시 역시 출전 시간이 적다보니 5.2점에 불과했다. 외국인 선수는 둘이 출전시간을 나눠갖기 때문에 제퍼슨과 메시의 득점을 합하면 27.2점으로 정규시즌(26.9점)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문태종에게 좀 더 공격이 집중된다고 할 수 있다.
문태종과 문태영의 활약이 뛰어날수록 팀은 살아난다. 당연히 이들에게 수비가 달라붙게 돼 있고 그만큼 주위 동료들에게 찬스가 날 확률이 높아진다. 둘의 득점포가 불을 뿜으면 그만큼 팀은 더욱 활기를 갖게 된다.
문태영은 5차전이 끝난 뒤 취재진이 형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하자 "살살하고 집에 좀 갑시다"라고 말해 6차전서 끝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형 역시 찾아온 첫 우승의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물론 우승팀이 가려지면 형과 아우는 웃으면서 포옹하고 서로를 칭찬할 것이다. 하지만 한명에게만 우승트로피가 주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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