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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진 대 유재학, '신사'가 '만수'를 만났는데 누가 웃을까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4-02 09:27


유재학 감독과 김 진 감독의 지략 대결이 펼쳐진다. 사진제공=KBL

국내 남자프로농구 사령탑 랭킹을 매긴다면 '만수' 유재학 모비스 감독(51)이 1위일 것이다. 그는 지난 2012~2013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했다. 정규리그에선 2위였다. 이번 2013~2014시즌에서도 정규리그 2위를 했고,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LG 세이커스와 우승을 다투게 됐다.

그는 이미 5번 챔프전에 진출했고 그중 3번 우승했다. 이번에 정상에 오르면 역대 최다 우승 사령탑이 된다. 현재는 신선우 전창진 감독과 함께 동률(3번)이다. 유재학 감독은 챔프전에서 12승(9패)으로 역대 4번째 많은 승수를 기록 중이다. 신선우 감독의 최다승(16승)에 4승 모자란다. 이번에 우승할 경우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런 유재학 감독을 김 진 LG 감독(53)이 상대한다. 김 감독은 이번 정규리그에서 드라마 같은 우승을 그려냈다. LG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이었다. 김 감독은 LG의 숙원과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내친김에 통합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LG와 김 감독 모두 챔프전이 낯설다. LG는 13시즌 만에 챔프전에 진출했다. 아직 챔프전 우승 경험이 없다. 모비스는 4번이나 해봤다. 김 진 감독은 지난 2001~2002시즌 동양(현 오리온스)에서 우승했던 경험이 있다. 이후 12시즌 만에 두번째 챔프전이다. 김 감독은 역대 챔프전에서 6승(7패)을 기록했다. 김 감독이 유 감독의 아성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유 감독은 이번 시즌 도중 '함지훈 페이팅' 사건으로 그동안 좋았던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그걸 만회하는 방법은 이번 챔프전 우승이다.

둘 다 지략가로 통한다. 현역 선수 시절 국가를 대표했던 가드였다. 준비가 철저하다. 서로의 스타일과 상대가 뭘 들고 나올지를 알고 있다. 서로 상대가 잘 하는 걸 못하게 막으려고 한다.

하지만 지휘 스타일은 크게 다르다. 김 진 감독은 매사 일처리가 조심스럽다. 항상 누구나 생각하는 모범 답안에 가까운 말을 해서 미디어 사이에선 재미없는 지도자로 통한다. 그는 코트 위의 신사라는 별명답게 절대 상대를 자극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누구를 4강 PO에서 만나는 게 유리하다고 보냐고 묻는다면 김 진 감독은 즉답을 피하고 대충 넘어간다. 똑같은 질문을 받은 유재학 감독은 누구와 싸워도 자신있다는 듯 양팀을 가리키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 장면만 봐도 둘은 표현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두 팀은 이번 정규시즌에서 6전 3승3패로 백중세였다. 번갈아 가면서 퐁당퐁당으로 1승씩 나눠 가졌다.

전력은 백중세다. 체력면에서 모비스가 3일을 더 적게 쉬면서 좀 더 피곤할 수 있다. LG는 4강 PO를 빨리 마치면서 6일을 쉬었다. 모비스는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 등 경험 면에서 어린 선수들이 많은 LG에 앞서 있다. 젊은 패기의 LG는 분위기를 타면 겉잡기 어렵다.


챔피언결정전은 7전 4선승제다. 단기전이지만 제법 긴 시리즈다. 따라서 두 사령탑은 선수들의 집중력을 유지시키는 동시에 체력 안배, 그리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깜짝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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