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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연봉 '삼성천하' 농구는 예외 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3-04-12 00:49 | 최종수정 2013-04-12 06:32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삼성과 전자랜드의 경기가 열렸다. 전자랜드가 삼성에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경기 종료 후 전자랜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동안 삼성 선수들은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어 대조적이다.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3.27



프로축구가 최근 사상 처음으로 선수들 연봉을 공개했다.

"리그와 구단 운영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한국프로축구연맹의 설명이다.

이번에 프로축구의 연봉도 공개됨에 따라 국내 주요 프로 스포츠의 연봉 공개 관행이 완전히 정착됐다.

이 과정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최고 대기업 삼성의 일등주의다. 삼성은 재계에서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최고의 큰손을 자랑했다.

흔히 삼성이 보유한 스포츠팀을 표현할 때 '호화군단'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프로축구의 경우 수원 삼성의 평균 연봉은 2억9249만원으로 K-리그 클래식 소속 14개 구단 가운데 1위였다. K-리그 클래식 전체 평균 연봉(1억4609만원)의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프로야구에서도 삼성이 올시즌에도 최고 인건비를 자랑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013시즌을 앞두고 발표한 구단별 연봉 현황에 따르면 삼성 라이온즈가 평균 1억2204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9개 구단 전체 평균 9496만원보다 1.3배 많은 수치다. 프로배구는 구단별 연봉을 공개하지 않지만 최강 삼성화재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프로농구에서는 사정이 좀 달라진다. 삼성 썬더스는 2012∼2013시즌 10개 구단 연봉 순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총 21억원의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선) 가운데 98.73%(20억7333만3000원)를 소진해 모비스(99.76%·20억9500만원), 동부(99.74%·20억9446만3000원)의 뒤를 이었다.


지난 2010∼2011시즌까지만 하더라도 전체 연봉 순위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2011∼2012시즌 샐러리캡 소진율 93.6%로 5위를 차지하면서 '연봉 천하'에서 발을 뺀 형국이다.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 과거 서장훈 이상민 등을 보유할 때처럼 화려한 멤버를 구성하기보다 유망주를 육성하는 쪽으로 비중을 두면서 거액의 연봉 지출 요인이 줄어들었다.

올시즌 경우 팀내 최고 연봉을 받은 선수가 김승현 이동준(이상 4억원)으로 선수 전체 연봉 순위에서 8위에 해당했다. 이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연봉을 받은 이가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된 황진원(2억5000만원)으로 전체 20위에 불과했다.

여기에 연봉 인상 요인도 없었다. 삼성은 전체 연봉 1위를 차지했던 2010∼2011시즌 9시즌 연속으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지만 2시즌 연속으로 6강에서 탈락했다.

더구나 2011∼2012시즌에는 1997년 창단 후 처음으로 최하위를 기록하면서 선수들은 협상 테이블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프로의 세계에서 당연한 결과였다.

부상으로 인해 2011∼2012시즌을 3경기밖에 뛰지 못한 이정석이 2억8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노쇠화된 이규섭이 3억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대폭 삭감됐다.

외부에서 영입된 김승현 이동준 황진원을 제외하고 이정석의 빈자리를 메우며 차세대 주자로 성장한 이시준이 1억7000만원에서 2억2000만원으로 인상된 게 그나마 고액 인상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올시즌 종전 최하위에서 단숨에 6강에 진출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명가 재건을 위해 다시 과감한 투자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편, 올시즌 프로농구에서 '성적은 연봉순'이 아니었다. 연봉 랭킹 1∼6위팀 가운데 PO 진출에 성공한 팀은 SK, 모비스, 삼성, KGC 등 4개였다. 나머지 2개팀은 각각 7, 8위를 차지한 오리온스와 전자랜드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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