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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드러내고 있는 NBA 2강 LA클리퍼스, 오클라호마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3-01-24 18:14 | 최종수정 2013-01-25 06:30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에이스 케빈 듀란트의 경기장면. AP연합뉴스

시즌 전 NBA의 강력한 2강은 마이애미 히트와 LA 레이커스였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마이애미는 기존의 빅3(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시)와 레이 앨런, 라샤드 루이스가 보강됐다. 지난 시즌 챔피언 반지를 가져갔던 마이애미는 약점이던 외곽 슈팅능력을 끌어올리며 2연패를 꿈꿨다.

LA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파우 가솔에 스티브 내시, 드와이트 하워드가 들어왔다. '판타스틱 4'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시즌 절반이 지났다.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마이애미는 24일 현재(한국시각) 27승12패로 동부컨퍼런스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최강의 이미지로는 약하다. 센터진때문이다. 크리스 보시의 들쭉날쭉한 플레이와 백업센터의 부재가 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르브론 제임스가 파워포워드 역할까지 하면서 고군분투하지만, 오히려 팀은 더욱 힘겨워보인다.

LA 레이커스의 '판타스틱 4'는 해체 직전이다. 등부상에서 돌아온 하워드는 예전의 운동능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고, 파우 가솔 역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30대가 훌쩍 넘은 선수들이 주축. 팀 스피드가 느려지고, 수비에서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다. 여기에 가솔과 하워드의 트레이드 루머까지 겹치고 있다. 그들은 더 이상 최강의 모습이 아니다.

실질적인 최강은 따로 있다.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 LA 클리퍼스다.

두 팀은 시즌 전 조금은 박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마이애미와 챔피언 반지를 다퉜던 오클라호마는 슈퍼 식스맨 제임스 하든(휴스턴)의 이동이 있었다. 케빈 마틴을 데려왔지만, 전력을 대폭 보강한 마이애미와 LA 레이커스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평가받았다.

LA 클리퍼스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크리스 폴의 영입으로 전력이 향상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조직력과 응집력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비시즌동안 뚜렷한 전력상승의 요인이 없는 것도 약점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다르다.

오클라호마는 여전히, 아니 더 위력적으로 변했다. 하든의 공백은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의 능력으로 커버를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공격분담에 신경썼던 듀란트는 더욱 강력한 공격무기로 변신했다. 케빈 마틴은 다재다능하진 않지만, 듀란트, 웨스트브룩과 조화를 잘 이루며 장점인 슈팅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여기에 공격력을 강화한 센터 서지 이바카의 성장도 눈에 띈다. 이같은 요소를 바탕으로 오클라호마는 33승10패로 NBA 최고 승률을 내달리고 있다.

LA 클리퍼스 역시 전력이 더욱 탄탄해졌다. 크리스 폴은 여전하고, 블레이크 그리핀과 디안드레 조던 역시 내실을 다졌다. 약점이었던 수비가 완벽하진 않지만, 보강이 됐다. 단순했던 조던의 공격력도 향상됐다. 여기에 슈퍼 식스맨으로 변신한 자말 크로포드의 폭발적인 득점력과 공수의 균형을 잡아주는 캐런 버틀러의 역할도 있다. LA 클리퍼스는 32승11패로 오클라호마와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이어 NBA 승률 3위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확실한 리더가 있고, 역할 분담이 잘 돼 있다. 슈퍼스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백업멤버의 효율성도 높다. 게다가 엄청나게 빠른 팀 스피드를 자랑하고 있다.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제대로 소화하고 있는 모습. 여기에 지난해보다 향상된 조직력과 응집력도 있다.

물론 여전히 우승의 걸림돌은 많다. 오클라호마와 LA 클리퍼스는 서부 컨퍼런스에 속해 있다. 당연히 챔프전에 나가기 위해서는 꺾어야 할 상대다. 게다가 같은 서부에는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하는 샌안토니오도 있다. LA 레이커스는 모르겠지만, 마이애미는 향상될 전력이 남아있는 점도 관건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강한 두 팀은 오클라호마와 LA 클리퍼스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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