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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들이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망설이는 이유 중의 하나가 옮기고 난 후 맞대결이다. 전 소속팀에서 비실거렸던 선수가 새 둥지를 튼 후 돌변하는 경우가 있다.
트레이드의 성패는 이후 결과가 말해준다. 김효범은 KCC 이적 이후 지난해 12월 30일 오리온스전 23득점, 2일 LG전 26득점으로 2연승을 이끌었다. 오리온스전 승리 이후에는 감정이 복받쳐 올라 뜨거운 눈물을 쏟기도 했다.
김효범은 이번 시즌을 베스트5로 출발했지만 슈팅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3라운드 중반까지 벤치워머로 전락했다. 경기당 평균 득점이 2.2점에 그쳤다. 센터 알렉산더도 LG전에서 8득점, 8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도왔다.
문 감독은 김효범 같은 플레이 스타일이 KCC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고 예상했었다. 최하위인 KCC는 이번 시즌 성적에 큰 부담을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김효범은 SK에서 보다 수비 부담을 덜 갖고 좀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마치 SK 이전 모비스에서 한창 좋았을 때의 경기력을 기대할 수 있었다. 문 감독의 전망은 보기 좋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김효범은 과거 모비스 시절의 활기찬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SK에서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고 있었던 것과 대조를 이뤘다.
오는 5일 SK와 KCC가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맞대결한다. 김효범과 알렉산더가 SK 동료들과 적으로 맞대결한다. 양측 다 기분이 묘하다.
SK(21승5패)는 2일 현재 최근 6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1위를 지키고 있다. KCC도 김효범의 가세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SK가 한수 이상 앞선다. 김효범은 자신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SK의 림을 향해 고감도 3점포를 정조준할 것이다. 우승이 목표인 문 감독은 그런 김효범을 무기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프로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