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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에 복귀하면 얼마나 기분이 상하겠는가."
일각에서는 시즌 중 선수들에게 긴 휴식을 주면 긴장이 풀리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한다. 하지만 이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이 감독은 "매일 같이 먹고자고 하는 선수들이다. 오히려 항상 마주하면 선수들간에 대화가 없어진다"며 "이렇게 나갔다 와야 선수들끼리 대화를 나눌 화제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농구는 그 어느 종목보다 동료들간의 소통이 중요한 스포츠. 이 감독은 농구에 관한 것이 아니더라도 선수들이 대화를 통해 친목을 다지는 것이 팀워크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또 지난 3년간 팀을 이끌며 지켜본 결과, 외출을 통해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온 선수들이 이어진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본인이 선수로 뛰던 농구대잔치 시절에는 틈나면 선수들끼리 폭음을 하는 등, 무절제한 외출이 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몸을 재산으로 여기는 요즘 선수들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경기에서 승리하고 외박을 나갔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 하지만 KGC는 이번 시즌 들어 가장 형편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73대90으로 완패했다. 경기 후 이 감독은 "경기에서 패했어도 약속은 약속"이라며 선수들에게 2박3일간의 외박을 허락했다. 이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다. 휴식을 잘 취하고 돌아오면 다음 경기에서는 멋진 경기를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