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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조성민, 고독한 에이스로 사는 법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2-12-21 10:38


20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프로농구 KT와 삼성의 경기가 열렸다. KT 조성민이 삼성 임동섭의 수비를 앞에 두고 레이업 슛을 시도하고 있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12.20

에이스는 대우를 받는다. 그만큼 책임이 따른다.

KT 에이스 조성민. 그가 진정한 에이스의 역할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2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전. 5연패 중이던 KT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단단한 조직력과 패기로 KBL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삼성과의 맞대결. 1,2라운드에서 2번 모두 패했던 팀이다. 내부적 문제도 있었다. 외국인 브라이언 데이비스가 무릎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제스퍼 존슨은 체력 부담으로 후반 활동 범위가 확 떨어지는 외국인선수. 이날도 존슨은 전반에 펄펄 날았다. 전반에만 18점, 8리바운드를 퍼부었다.

관건은 후반이었다. 외국인 선수가 1명 뛰는 KT가 3점차 리드를 지킬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위기의 순간 조성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3쿼터 시작하자마자 이날 자신의 첫 3점슛을 성공시키며 점수 차를 벌렸다. 후반 들어 슬금슬금 퍼질 수 있었던 역전에 대한 불안감을 씻어준 한방. 3쿼터 중반 삼성은 임동섭의 3점슛을 앞세워 이날 첫 동점에 성공하며 KT를 압박했다. 다시 에이스가 나섰다. 3점슛을 성공시켜 삼성이 올라타려던 분위기를 차단했다. 이날 터뜨린 100% 확률의 2개의 3점슛이 모두 결정적인 순간 터진 셈.

조성민은 57-49로 앞선 4쿼터 초반 속공 파울을 얻어냈다. 차분히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자 김현중이 3점슛을 터뜨렸다. 한번의 공격권으로 5득점. 13점 차로 리드를 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는 순간. .

조성민은 왼쪽 발바닥 통증으로 이탈한 동안 KT는 속절 없이 추락했다. 경기 전 "아직 통증이 있다. 한 70%쯤"이라고 했던 그는 "그래도 연패를 끊어야 한다"며 조기 복귀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중 신발을 갈아신을 정도로 불편한 몸이었지만 그는 경기의 흐름을 정확히 알고 대처했다. "저희 팀이 3쿼터부터 경기를 잘 못한다는 지적이 있더라구요. 3쿼터부터 적극 공격 가담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1,2쿼터에서는 수비 위주로 하다가 3,4쿼터에서 공격적으로 했습니다." 전반에 4득점으로 공격을 자제했던 조성민은 후반 14득점을 올렸다. 슛도 꼭 필요한 순간, 정확하게 던졌다. 필드골 성공률이 무려 75%에 달했다. 승부처에서 해결하는 전형적인 해결사의 모습이었다. 전창진 감독도 "그동안 1,2쿼터에 잘하고 3,4쿼터에 너무 못했었다. 오늘은 3쿼터 어려웠을때 성민이가 해결을 해준 덕에 이길 수 있었다. 감독의 욕심으로 쉬고 나와 몸이 완전치 않은 선수를 30분 이상 뛰게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조성민은 "경기에 집중하면 모르지만 잠시 멈추면 조금 아팠다. 하지만 워낙 중요한 경기였고 연패 끊는게 중요했다. 병원에 가서 다시 체크해 봐야겠다"며 돌아섰다. 수렁에 빠진 팀을 건져올린 에이스의 듬직한 뒷 모습이었다.


부산=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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