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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와 KGC의 경기가 열린 13일 울산동천체육관. 2쿼터 도중 KGC 양희종이 얼굴을 부여잡고 코트에 쓰러졌다. 매치업 상대이던 모비스 문태영이 휘두른 팔에 왼쪽 눈 부위를 정통으로 얻어맞은 것.경기 후 "맞는 사람은 저 사람이 고의로 때린건지 아닌지 확실히 알 수 있다"는 양희종의 말처럼 문태영의 플레이는 고의성이 다분했다. 양희종은 "자신의 플레이가 마음대로 되지 않자 짜증이 났던 것 같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맞는 말일까. 아니다. 이는 지나치게 극단적인 생각이다. 양희종은 단순히 거친 수비수가 아닌 터프한 수비수다. 양희종 스스로 "나는 몸싸움을 즐긴다. 죽을 때까지 상대를 쫓으려 안간힘을 쓴다"고 한다. 만약, 양희종의 플레이가 매번 심판에게 파울로 지적당하고, 밥먹 듯이 5반칙 퇴장을 당하며 상대선수를 다치게 하는 플레이를 한다면 비난을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심판이 파울을 선언하지 않는다는 것은 양희종의 플레이가 정당하다는 뜻이다. 심판의 콜이 없는 정당한 플레이에 심리적으로 말려들었다면 그건 상대 선수의 손해일 뿐이다. KGC 이상범 감독은 "수비를 정말 열심히 하기 때문에 공격이 잘 풀리지 않는 상대 선수가 짜증나는 것일 뿐이다. 파울 없이 그렇게 상대 공격수를 따라갈 수 있는 희종이의 능력은 인정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독 혼혈 선수들이 양희종의 수비를 견디지 못한다. 문태영도 그랬고, SK 김민수도 그랬다. 지난 SK와의 2라운드 도중 양희종과 김민수는 서로 신경전을 벌이며 벌금을 물기도 했다. 양희종은 "문태영에게 맞는 순간도 화가 났지만 팀에 손해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무조건 참았다"고 말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