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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에게 꼭 축하를 받고 싶네요."
동부 강동희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감독 데뷔 후 처음 맛보는 정규리그 우승의 감격. 승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잊고 한 없이 웃어도 되는 날이었다.
강 감독은 이날 경기 후 "꼭 이 두 사람에게 축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 두 사람이 누구일까. 1명은 선수시절부터 동고동락하며 절친하게 지내고 있는 KCC 허 재 감독, 또 한 명은 동부에서 감독과 코치로 함께 했던, 이날 경기의 적장 KT 전창진 감독이었다.
강 감독은 "허 재 형이 아마 나를 많이 부러워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찌감치 감독으로 데뷔했고 2차례나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린 허 감독이 부러운 것이 뭐가 있었을까. 강 감독은 "그런 허 재 형도 정규리그 우승은 한 번도 못해봤다. 내가 먼저 했으니 얼마나 배가 아프겠냐"며 껄껄 웃었다.
전 감독에 대해서는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강 감독은 전 감독 밑에서 3년간 코치생활을 하다 전 감독이 KT로 떠나며 감독 자리에 올랐다. 강 감독이 팀을 이끌 때 부터 "전창진이 만들어놓은 강팀 동부를 강동희가 그대로 물려받는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전 감독은 이에 대해 "그런건 전혀 없었다. 지금의 동부는 강동희가 새롭게 만든 동부"라며 강 감독을 치켜세웠지만 강 감독은 겸손했다. 그는 "물론 내가 새롭게 만든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모두 전 감독님께서 만들어 놓은 기본틀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때문에 그동안 팀을 이끌면서 실수, 시행착오가 적었다고 생각한다"며 "전 감독님께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강 감독이 결국 두 사람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들었을까. 일단 전 감독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에서 "우승을 축하한다. 앞으로 승승장구하길 바란다"는 덕담을 건넸다. 강 감독은 경기 후 이어진 축승회 현장에서 허 감독에게 축하를 받은 사연도 공개했다. 강 감독은 "허 재 형이 '축하한다'라는 짧은 메시지를 보냈다. 물론 뒤에 다소 격한 말도 따라오긴 했지만"이라고 말해 큰 웃음을 선사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