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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유재학 감독 "대표팀 관건은 여전히 외곽슛"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1-09-08 12:19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6일 LA 베테랑 센터에서 가진 연습경기에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 LA=이사부 기자

모비스 유재학 감독의 별명은 잘 알려진 것처럼 '만수'다. 만가지 수를 뜻한다.

2008년 KGC 이상범 감독이 모비스의 변화무쌍한 전략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유 감독님은 만수다"라고 말한 것이 이 별명의 시작점이다.

전략의 변화무쌍함은 철저한 준비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준비 속에는 시즌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이 녹아들어가 있다.

모비스 LA 전지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 감독에게 두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첫째는 대표팀의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한 전망이었다. 그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은메달을 따냈다. 숙적 중국에 패했지만, 성공적이었다. 게다가 절친한 후배 허 재 감독이 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또 하나는 올 시즌에 대한 전망이었다.

외곽이 여전히 중요하다

NBA LA 클리퍼스의 연습장 중 하나인 베테랑 센터에서 연습경기를 마친 뒤 유 감독에게 "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 것 같냐"고 물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허 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기 때문. 그러면서 한 가지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유 감독은 "얼마 전 감독자 회의에서 허 재를 만났는데, 나보고 '형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어'라고 농담하며 둘 다 껄껄 웃었던 적이 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중동 국가들이 모든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선수권대회에는 정예멤버들이 나온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중동이 제대로 된 전력을 갖추고 나온다면, 골밑이 걱정된다. 하승진과 김주성이 잘해주겠지만, 아무래도 모든 면에서 골밑파워는 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문태종을 데려오기 위해 이승준을 포기한 것이 아쉽다"고 묻자, 그는 "어쩔 수가 없는 선택이다. 허 재 감독이 고심끝에 내린 좋은 결정인 것 같다. 나 같아도 문태종을 뽑았을 것이다. 센터 자원이 아쉽긴 하지만,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인 승부사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조직력은 분명히 우리가 낫다. 중요한 것은 공격에서 풀어줘야하는데, 문태종이 모든 짐을 지고 갈 수 없다. 외곽슛이 얼마나 터지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우승을 하면 정말 잘한 것이고, 결승까지만 올라간다고 해도 충분히 대표팀의 역량을 발휘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신인이 키 플레이어

프로농구 이번 시즌 전망에 대해 물었다. 그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높이가 있는 팀이 유리한 건 당연하다. 페넌트레이스도 그렇고 플레이오프도 그렇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 빅맨들과 혼혈선수가 있는 팀들이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우리와 오리온스, SK가 가장 뒤쳐져 있는 것 같다"고 했다. KT는 빅맨이나 혼혈선수가 없지만, 지난 시즌 전창진 감독의 지휘 아래 정규리그 1위 등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런 부분에 대해 유 감독은 그다지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그는 "6강이 목표다. 매 시즌마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더라도 부상, 조직력 등 여러가지 변수들에 의해 2~3개 팀은 성적이 좋지 않았다. 우리는 그런 틈을 파고 들어야 6강에 들 수 있다"고 했다.

모비스에는 국가대표 주전가드인 양동근이 있다. 유 감독은 "센터 말콤 토마스의 기량이 괜찮다. 양동근과 좋은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유 감독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조금 전에 말한 틈을 파고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 때문에 신인인 가드 이지원과 센터 김동량이 올 시즌 모비스의 성적을 좌우할 핵심 키 플레이어"라고 덧붙였다.

모비스는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하는 올 시즌이다. 함지훈은 정규리그 11경기를 남겨놓은 시점인 2월에 팀에 복귀한다. 유 감독은 "그때까지 어떻게든 6강 싸움을 벌이고 있어야 한다. 함지훈이 돌아오면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해볼 만 하다"고 했다. LA=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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