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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신화였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하다.
여수 전자화학고에서 주전 가드로 활약한 그는 키가 작았다. 1m74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대학에서도 그를 외면했다. 어쩔 수 없이 2부대학리그로 입학하려 했다.
그러나 그는 오기가 있었다. 결국 프로 신인드래프트 신청을 했다.
그는 "당시 어안이 벙벙했다. 어떻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고 했다.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었다. 모비스에는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양동근이 있었다. 이우균은 "다른 선배 가드들도 좋지만, 양동근은 특히 닮고 싶었던 존재"라고 했다.
키는 작았지만 그는 옹골찼다. 빠른 스피드와 함꼐 골밑으로 돌진하는 강인함이 있었다. 경희대 출신으로 1라운드에 모비스에 지명된 이지원은 "사실 키가 작은 건 프로에서 아킬레스건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균이는 그것을 상쇄할 수 있는 스피드를 지니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양동근은 국가대표 차출된 상태. 백업가드 박구영도 잔부상으로 전력을 다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이우균을 실험삼아 주전 가드로 투입시켰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산타바바라팀을 맞아 이우균은 7득점, 1스틸을 기록했다.
시작에 불과했다. 6일 산타바바라의 팀과의 맞대결에서 13득점(3점슛 2개)를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였다.
이날 모비스는 2명의 NBA 리거가 포함된 산타바바라팀과의 대결에서 3쿼터까지 리드하다, 4쿼터 역전당하며 83대100으로 패했다. 그러나 이우균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양동근이 빠지고 박구영마저 잔부상으로 전력을 다할 수 없는 상황이라 가드진이 많이 부족하다. 그런 상황에서 이우균의 플레이는 팀의 활력소"라고 했다.
이우균은 당차다. 그는 고졸 출신 최초의 프로데뷔 선수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무조건 버텨야 한다. 수비가 많이 부족하다는 걸 느끼지만, 최선을 다해서 1군에서 살아남겠다"고 했다.
LA=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