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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점차 살얼음 리드, 거듭된 선두타자 출루에도 얻지 못한 쐐기점.
정철원은 처음 마운드에 올랐을 때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롯데' 정철원의 정규시즌 데뷔전.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LG 상대로 난타당한 김상수와 구승민에 대해 "베테랑들은 아직 직구 구속이 올라오지 않아 필승조로 쓰기 어렵다. 오히려 어린 선수들(박진 박준우 등)이 공에 힘이 있으니 버텨내더라"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말로는 "나만 잘하면 된다"고 하지만, 트레이드 맞상대였던 두산 베어스 김민석의 맹활약이 신경쓰이지 않을리 없다. 리드오프를 꿰찼고, 이승엽 두산 감독의 칭찬 속에 연일 좋은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정철원은 시범경기 막판 트레이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나도 3경기 연속 무실점하고 있다"며 투덜대기도 했다.
2연패를 반드시 끊어야한다는 부담감에 1점치 리드의 압박감까지, 말 그대로 필승조를 위한 무대였다. 어려운 상황에서 정철원은 완벽한 피칭으로 사령탑의 신뢰에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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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50㎞ 직구(5개) 포함, 슬라이더, 포크볼(각 2개)까지 9개이 공으로 마친 깔끔한 1이닝이었다.
첫 타자 하재훈에겐 직구만 2개를 던져 내야땅볼로 처리했다.
다음타자 최지훈은 직구 2개로 0B2S로 몰아붙인 뒤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날 1안타 2볼넷으로 3출루를 달성하며 SSG 첨병 노릇을 제대로 한 최지훈은 정철원에겐 꽁꽁 묶였다.
정준재 역시 1B2S에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정준재의 방망이가 허공을 가르는 순간, 정철원은 앞으로 펄쩍 달려나갈 듯한 동작으로 크게 팔을 휘두르며 포효했다.
두산 시절 부진과 롯데 이적 후의 마음고생을 한방에 날려버린 뜨거운 감정 표출이었다.
인천=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