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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야구 참 아무지게 하네."
김 감독의 칭찬을 받은 선수는 다름 아닌 육성 선수 이태경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롯데와 육성 계약을 맺었다. 등번호 111번. 심지어 KBO 공식 홈페이지에는 출신교도 나오지 않을만큼 무명의 선수다. 광주일고와 한일장신대를 나왔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이태경에게 제법 많은 기회를 줬다. 다른 내야 백업 선수들 점검하기도 바쁜데, 3경기에 출전시켰다. 지난 13, 14일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는 이틀 연속 출전해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냈다. 13일 첫 경기는 수준급 불펜 한승혁의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결대로 밀어쳐 '와, 저 선수 누구지'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했고 14일 두 번째 경기는 대타로 나와 한화 마무리 주현상을 상대로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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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에서 알 수 있듯이 험난한 야구 인생을 겪어왔다. 고교 졸업 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심기일전 하겠다는 마음으로 한일장신대에 진학해 4년을 보냈다. 하지만 또 미지명이었다. 이태경은 "고등학교 때는 야구를 내 스스로도 야구를 못한다고 생각했다. 대학에서는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기대가 컸다. 드래프트 날이 대학야구 왕중왕전 준결승 날이었다. 오전에 시합을 졌다. 나도 4타수 무안타였다. 버스타고 내려오며 드래프트를 보는데 내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그날 비가 엄청 많이 내렸다. 정말 속상했다"고 돌이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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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태경에게 롯데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롯데 스카우트팀 관계자는 "항상 체크하던 선수였다. 육성 선수 영입 상위 리스트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태경은 "힘들었지만 포기는 안했다. 프로에 못 갔어도 난 한일장신대 선수니 전국체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혹시 모를 테스트도 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드래프트 끝나고 2주 정도 뒤에 롯데에서 연락이 왔다.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태경은 김 감독이 "야무지다"는 칭찬을 했다고 하자 "아마추어 시절에도 들었던 얘기이긴 한데, 그 말을 감독님께서 해주셨다고 하니 너무 벅차다"고 말하며 "올해는 만약 정식 등록 선수가 된다면 1군 경기를 뛰어보는 게 1차 목표다. 내야 어느 포지션이든, 백업이 필요할 때 감독님이 믿고 쓰실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