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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령탑은 지난 실망을 잊고 다시한번 신뢰를 줬다. 다만 첫 등판에선 기대에 답하지 못했다.
투수 전향 이후 남다른 성실함이 돋보였던 그다. 말 그대로 바닥부터 선발까지 올라온 투수다. 추격조, 마당쇠, 필승조, 안정감 있는 선발투수까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1년의 부진 여파는 컸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가 2번 뿐이었고, 전반기 내내 부진을 거듭하다 구단 자체 징계를 받으며 선발에서 밀려났다.
이유가 있다. 상대적으로 경쟁자들의 1군 경험이 너무 일천하다. 나균안에게 우선권이 주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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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신인이었던 박준우는 지난해 퓨처스에서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지만, 평균자책점이 5.05였다. 구위를 높게 평가한 김태형 감독이 1군에 콜업했지만, 2경기 2이닝이 전부였다. 이병준은 그나마도 전무하다.
김태형 감독은 프로 4년차 이민석에게도 기대를 걸었지만, 지난 캠프를 돌아보면 강렬한 구위는 눈에 띄지만, 제구가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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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불펜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가득하다. 돌아올 최준용까지 감안하면 김상수-구승민-정철원-최준용-김원중으로 이어질 필승조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지난해 선발들의 난조로 인한 조기강판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로 인해 불펜 부담이 과중해진 게 후반기 붕괴의 원인이었다.
미지수가 너무 큰 신예들은 일단 1군 불펜에서 경험치를 먹이고, 나균안이 어떻게든 5이닝은 막아줄 거라 기대하는 쪽이 합리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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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루 위기가 2번이나 있었지만, 거듭 잘 막았다. 교체되기 전까지 삼진 4개를 더하며 투구수 69개,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도 길게 버티는 것 또한 선발투수의 덕목이다. '5선발' 나균안을 향한 기대치는 4선발이었던 지난해와는 다르다.
나균안 입장에서도 개선해야할 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예전의 다양한 구종 활용을 되찾아야한다.
나균안은 투수 전향 당시 스트라이크존을 잘 활용하는 제구와 더불어 투구 경험이 부족함에도 직구 슬라이더 포크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질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손끝의 감각이 좋아 투심과 컷패스트볼까지 곁들일 수 있을 정도였다. 이를 통해 포수 출신다운 수싸움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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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LG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위기의 순간 어김없이 '명품' 포크볼이 빛나긴 했지만, 총 69구 중 포크볼(29개)을 직구(30개)만큼 많이 던졌다.
나균안은 개인사 논란을 딛고 5선발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다양한 구종 활용이야말로 나균안이 과거의 모습을 되찾기 위한 조건이 될 수 있다.
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