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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가 타격할 때 왼쪽 벽이 조금 빨리 무너지는 편이다. (최)형우 선배님께서 이 문제는 네가 야구를 은퇴할 때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하시더라."
이우성은 이어 "내가 타격할 때 왼쪽 벽이 빨리 무너지는 편이다. 선배님께서 겨울에 챔피언스필드에서 같이 운동하면서 이야기해 주신 게 '왼쪽 벽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것은 네가 야구를 은퇴할 때까지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최형우는 조언에 그치지 않고 이우성의 훈련까지 지원한다. 최형우는 곧 괌으로 개인 훈련을 떠날 예정인데, 일찌감치 이우성에게 함께하자고 제안했다. 이우성 외에도 KIA 외야수 최원준(28),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류지혁(31)이 함께한다. 최형우는 후배 선수들의 체류비와 훈련비를 모두 지원한다. 이우성은 오는 4일 괌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최형우와 이우성은 나이 11살 차이가 나니 처음부터 편한 선후배 사이는 아니었다. 최형우가 먼저 후배들에게 마음의 문을 잘 열었고, 그래서 이우성도 자연스럽게 잘 따르게 됐다.
이우성은 "(2019년에) KIA에 와서 매년 선배님이 옆에서 든든하게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당연히 처음에는 선배님이 낯을 가리는 성격이고, 나도 서로 낯을 많이 가렸다. 지내다 보니까 선배님이 항상 나뿐만 아니라 모든 후배를 정말 예뻐해 주셨다. 야구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로도 정말 존경할 점이 많아서 멋있다고 생각한다. 매번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드릴 말이 없다. 정말 든든하다"고 마음을 표현했다.
괌 훈련을 떠나서는 최형우에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타격을 배울 생각이다. 이우성은 "겨울에 챔피언스필드에서 형우 선배님과 타격 훈련을 많이 했다. 이제는 선배님과 조금 더 많이 친해졌기 때문에 더 편안하게 물어볼 수도 있고 그래서 이번에 괌에 가서 많이 질문하려 한다. 도와주시겠다고 했으니까 편히 많이 물어보겠다"고 의욕을 보이며 웃었다.
이우성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KIA에서 주전급으로 기회를 얻기 시작했다. 2023년에 시즌 타율 0.301(355타수 107안타)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고, 지난해는 112경기 타율 0.288(399타수 115안타), 9홈런, 54타점, OPS 0.762를 기록했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공백만 없었어도 조금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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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는 이우성이 처음으로 1군에서 활약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해였다. 이우성이 두산 베어스에 몸담았던 2015년과 2016년은 멀리서 팀의 우승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상무에서 막 군복무를 마치고 2군에서 우타 거포 유망주로 기대를 모을 때라 1군에 설 기회가 없었다.
이우성은 "우승하고 진짜 눈물이 나더라. 그러면서도 드는 생각이 우승은 했지만, 내가 뭔가 활약을 하진 못했으니까. 이런 게 우승이구나 하면서도 속으로는 다음 우승 때는 내가 주축이 돼서 하고 싶다는 그런 목표가 생겼다"고 힘줘 말했다.
이우성은 다음 시즌 1루수와 외야수 가운데 어느 포지션을 뛸지 지금은 모른다. KIA가 기존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3)와 결별하고, 새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을 영입하면서 내·외야 포지션에 지각 변동이 생겼다. 소크라테스가 빠진 외야에는 빈자리가 생겼고, 1루수로 위즈덤이 합류하면서 이우성과 변우혁(25) 등이 설 자리는 좁아졌다. 생존을 위해서는 외야수와 백업 1루수로 뛸 준비를 모두 해둬야 한다.
이우성은 "소크라테스가 외야에서 빠졌고, 엄청난 선수(위즈덤)가 우리 팀에 오게 됐다. 나는 내 자리가 확실히 없기 때문에 둘 다 준비해야 할 것 같다. 따로 포지션과 관련해 들은 이야기는 없지만, 나는 둘 다 준비해야 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괌에 가서도 내야와 외야 수비를 모두 할 것"이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우성은 지난해 9월 1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시즌 9호 홈런을 치고 생애 첫 10홈런 달성을 꿈꿨다. 그러나 나머지 8경기에서 홈런을 더 추가하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이우성은 "시즌 막바지에 홈런 9개를 치고 10개를 치려고 욕심을 많이 냈다. 그런데 확실히 욕심을 내니까 밸런스가 많이 무너지더라. 그래서 새해에는 타율 3할을 목표로 하겠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싶지만, 욕심을 내진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를 선발로 나갔을 때 정말 좋았는데, 내가 수비나 타격 모두 9이닝을 다 책임질 수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그래서 조금 더 감독님과 코치님, 또 선수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9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또 타이거즈가 2연패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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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