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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공석이었던 SSG 랜더스 2군 감독이 마침내 채워졌다. 그런데 다소 의외의 인물이다.
SSG 구단은 감독 선임 발표와 더불어 부연 설명도 곁들였다. 구단은 "퓨처스 감독 선임에 앞서 구단 육성 방향성에 부합하는 지도자상을 수립하고 기본기, 근성, 승부욕 등 프로의식을 심어줄 수 있는 리더, 기술,심리,멘탈,체력,교육 등 선수 매니지먼트에 대한 이해력, 선수별 특성에 맞게 육성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최우선 선임기준으로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후보군을 리스트업 했고 경력 검토 및 평판 체크 후 심층 면접 등의 과정을 거쳐 박정태 전 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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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관계자는 "현장에서 떠나있는 시간 동안 유소년 야구 관련 업무를 계속해오셨고, 선수들의 심리 상담이나 교육 등 여러가지 일들을 계속 해온 것을 체크했다. 선수에 대한 이해도나 이력이나 경력면에서는 문제될 게 없다고 봤다"면서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관계자들과도 인터뷰를 했는데 호평이 많았다. 지난해와 올해 우리팀 선수단 교육을 했는데 당시에도 좋은 평가가 나왔다. 지난 12년간 준비를 잘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을 떠난 이후 음주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폭행 논란이 있었다. 구단은 "이 부분에 있어서도 재판 기록까지 확인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혈연 관계가 있다보니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 박정태 감독은 메이저리거 출신이자 SSG에서 최근 은퇴한 추신수의 외삼촌이다. 두사람의 관계는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더군다나 추신수는 최근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 총괄을 맡게 됐다. 이후 외삼촌이 2군 감독으로 선임이 되다보니, 구단이 발표 타이밍이 엇갈렸을 뿐이고, 추신수 보좌역이 관여한 일이 아니라고 설명을 하고있지만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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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에서 과거에도 후보로 언급됐었던 박정태 감독이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이다. 최근 타 구단에서 음주 관련 사건 사고들이 터지면서 SSG의 2군 감독 선임 발표도 미뤄지고 있었다. 하지만 당장 1월 2일부터 새해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이상 미룰 수가 없는 시점에 발표가 났다. 구단이 검증을 면밀하게 거쳤다고 하지만, 바꿔 말하면 최종 후보로 점찍어놓은 상태에서 적합성을 찾으려는 과정을 거쳤다고 보는 게 맞을 수 있다.
SSG는 박정태 감독 선임으로 퓨처스팀 코칭스태프 구성을 모두 끝냈다. 류택현 투수코치, 이영욱 불펜코치, 이명기 타격코치, 와타나베 마사토 수비코치, 스즈키 후미히로 배터리코치, 나경민 작전주루코치가 퓨처스팀을 맞는다. 잔류군은 정진식 총괄과 더불와 이윤재 야수코치, 배영수 투수코치, 윤요섭 재활코치가 맡게 된다.
이미 결정은 내려졌다. '오해'를 받을 것이 불보듯 뻔하지만 결국 결단을 내린 주체도 구단이다. 12년의 현장 공백과 SSG의 육성 플랜에 '악바리' 박정태 감독이 과연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최종 성과로 보여주는 것이 이 모든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