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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신비주의일까, 필승의 신념일까.
대다수가 린위민의 선발 등판을 예상했다.
린위민은 150㎞의 직구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하는 좌완 투수. 올해 빅리그 등판은 없었지만, 애리조나 마이너팀 산하 더블A, 트리플A에서 104⅓이닝을 던져 3승6패, 평균자책점 4.05였다. 꾸준히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등판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예선 첫 맞대결에선 한국 타선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대만의 4대0 승리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결승전에 다시 등판해 2실점 했으나, 5이닝을 버텼다. 이번 대회에서 대만의 실질적 에이스로 여겨졌다.
이럼에도 쩡 감독이 끝내 선발 투수를 숨긴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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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판단도 생각해 볼 만. 류중일호와 마찬가지로 대만 역시 1차 목표를 도쿄행으로 잡고 있다. 조 2위까지 결선 라운드 티켓이 주어지는 B조에서 일본이 유력한 1위로 꼽히는 가운데, 한국과 대만이 2위 자리를 다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전에 대한 대만 현지의 관심이 폭발적인 가운데, 쩡 감독도 필승을 다짐 중이다. 최대한 궁금증을 키워 혼란을 주기 위한 의도도 없지 않았다고 볼 만하다.
한국 타자들은 일찌감치 린위민 등판을 예상하며 꾸준히 분석해왔다.
홍창기(LG 트윈스)는 "투심과 변화구가 좋다고 들었다. 계속 영상을 보고 있었다. 잘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영(KIA 타이거즈)도 "형들이 굉장히 까다로운 공을 던진다고 하더라"며 "신중하게 더 신경 써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까지 숨겼다가 발표한 대만 선발 투수는 과연 쩡 감독의 의도대로 류중일호에 혼란을 줄 수 있을까. 그 결과가 곧 드러난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