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김태군은 "이제 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양의지 영입설'까지 계속해서 소문으로 돌았지만, KIA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7월 삼성 라이온즈와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류지혁을 내주고 김태군을 영입했다. '윈나우' 대권 도전을 위한 일종의 승부수였다. 류지혁은 팀내에서 팀원들과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던 내야 멀티 요원이다. 내야 거의 모든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데다 리더십도 있어 쉽게 내주기가 힘들었다. 류지혁이 트레이드 되면서 절친한 사이였던 KIA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만큼 KIA 구단도 나름의 결심을 하면서 류지혁을 내주고 김태군을 영입했다. 더이상 안방에 대한 고민이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뜻이었다.
|
하지만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주저없이 김태군이었다. 그리고 김태군은 공격으로까지 화끈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결정적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KIA가 3-0으로 리드를 잡은 3회초 원태인이 물러난 후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
그리고 5차전 역전 타점의 주인공이다. KIA가 5-5 동점을 만들어낸 후 이어진 6회말 공격. 1사 1,3루 찬스에서 임창민을 상대한 김태군은 유격수 방면 깊은 내야 안타 타구를 만들어냈다. 3루주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득점하면서 KIA가 마침내 6-5 역전을 한 점수였다. 발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 김태군이지만 전력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선행 2루주자까지 살아남으면서 역전의 순간을 직접 만들어냈다.
김태군은 생애 첫 만루 홈런을 기록했던 4차전이 끝난 후 "4~5년 전부터 타격에 관한 지적을 받으며 의기소침했다. 식물타자가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우승 포수가 되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올해 꼭 우승 포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LG 시절부터 유망주 포수였던 김태군은 백업 시절에 대한 설움이 남아있다. NC로 이적한 후 마침내 주전 포수로 도약하는 기회를 만드는듯 싶었지만, 군 복무를 하는 사이 NC는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125억원에 FA로 품었다. 당연히 팀내 김태군의 입지와 출전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NC에서 창단 첫 우승도 함께했지만 당시를 돌이켜보며 김태군은 "정말 재미가 없었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