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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6년만에 달라진 위상이다. 힘든 대표팀을 돕기 위한 구원군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손주영에 이어 원태인마저 빠지면서 에이스급 투수가 2명이나 빠지게 되자 대표팀으로선 다급해졌다. 곽빈과 고영표 엄상백 최승용 정도만 선발 요원이라 선발 자체가 부족해졌다. 결국 베테랑이자 올시즌 좋은 피칭을 한 임찬규를 대표팀의 구원 투수로 뽑게 됐다.
임찬규도 이번에 대표팀에서의 굴욕을 설욕할 수 있는 기회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임찬규는 당시 세번째 경기였던 홍콩전에 선발로 등판했었다. 전날 인도네시아를 15대0으로 눌렀기에 홍콩전도 그런 경기가 될 것 같았지만 조금은 달랐다. 1-0으로 앞선 2회말 임찬규가 선두타자에게 안타와 2루 도루를 허용하더니 결국 내야안타로 1-1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5-1로 앞선 4회말엔 홍콩의 4번 타자 홀리데이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이기는 것은 당연했지만 홍콩같은 약체에게 실점을 한다는 점이 팀 분위기상 좋지 않을 수 있었기에 당시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5회말 임찬규를 내리고 이용찬을 올렸다.
임찬규는 4이닝 동안 49개를 던지며 4안타(1홈런) 8탈삼진 2실점을 기록. 그것이 그의 대표팀에서의 성적이 됐다.
이젠 위상이 달라졌다. 중요한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11월 13일 대만을 시작으로 쿠바, 일본, 도미니카공화국과 나흘 연속 경기를 치러야 한다. 임찬규는 이들 중 한팀과의 경기에 나서 한국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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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습을 보면 걱정이 아닌 기대가 된다. 올시즌 25경기서 10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인해 134이닝만 던져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에서 원태인(3.66) 손주영(3.79)에 이은 국내 투수 3위의 성적표다.
전반기 14경기서 5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한 임찬규는 후반기에선 11경기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했다. 특히 8월 15일 대전 한화전부터 7경기에서 6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4승1패 평균자책점 1.66의 놀라운 피칭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 상승세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5⅓이닝 동안 7안타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5차전에서도 6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 3차전서 5⅓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으로 2연패에 몰렸던 팀을 기사회생시키며 국내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
이번 포스트시즌 3경기서 모두 승리 투수가 됐고, 16⅔이닝 동안 13안타 3볼넷 12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평균자책점도 겨우 1.08에 불과한 엄청난 '빅게임 투수'가 됐다.
임찬규의 장점은 자신의 공을 적재적소에 쓴다는 점이다. 임찬규는 최고 147㎞ 정도의 직구를 던지지면 보통 140㎞대 초반을 던지기 때문에 그의 직구를 빠르다고 할 수 없다. 그런 직구를 빠르게 만드는 게 체인지업과 커브다. 체인지업은 120 ̄130㎞대를 형성하고 커브는 90 ̄110㎞대에 걸친다. 구속 차이가 확실하게 나다보니 느린 커브를 던진 뒤 직구를 뿌리면 구속차이가 40 ̄50㎞까지 난다. 미세하지만 타이밍을 뺏을 수 있다.
LG의 에이스로 확실하게 떠오른 임찬규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까. 6년전의 아쉬움을 프리미어12에서 풀어낼 수 있을까. 6년전과 달라진 국가대표 유니폼처럼 임찬규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