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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선수, 배트 짧게 잡고 훈련했지만 자기 스윙으로 선회"
선수들은 긴 시간 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은 탓에 PS 초반 경기 감각 문제에 시달리곤 한다.
특히 동체시력(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고 빠르게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쉬운 타자들이 그렇다.
타자들은 오랜만에 접한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에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상위권 팀 타자들은 PS 초반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주로 배트를 짧게 잡고 타격한다.
장타 욕심을 버리고 콘택트에 집중하면서 타격 감각을 찾는 과정이다.
그러나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 직행한 삼성 라이온즈는 정반대의 행보를 걸었다.
삼성은 지난 달 28일 안방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약 보름의 휴식기를 거쳐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 PO 1차전 홈경기를 치렀다.
삼성 타자들은 이 경기에서 모두 배트를 길게 잡고 풀스윙으로 LG 투수들을 공략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삼성은 구자욱, 김영웅, 르윈 디아즈의 홈런 3방 등 장단 14안타를 쏟아내며 10-4로 대승했다.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PO 2차전도 삼성의 화력은 매서웠다.
이날 처음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림 김헌곤이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5개 팀 홈런, 14개 팀 안타를 앞세워 LG를 10-5로 눌렀다.
삼성이 PO 2경기에서 뽑아낸 점수는 20점, 홈런은 8개, 안타는 28개다.
삼성 타자들은 어떻게 긴 공백기를 이겨내고 PS 첫 두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를 수 있었을까.
이진영 삼성 타격 코치는 선수들이 타격감을 빠르게 회복한 배경에 관해 "선수들에게 타격폼 변화를 강요하지 않고, 상대 투석 분석에 많은 공을 들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코치는 15일 취재진과 만나 "사실 김영웅 등 몇몇 선수는 PO를 앞두고 배트를 짧게 잡고 치는 훈련을 했다"며 "그러나 익숙하지 않은 타격폼으로 스윙하기보다 자신의 스타일대로 스윙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LG 투수들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자기 스윙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며 "이 작전이 잘 맞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PO 3, 4차전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잠실구장은 홈플레이트부터 외야 담장까지 거리가 길어서 타자에게 불리하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삼성은 PO 1, 2차전에서 보여준 '홈런 쇼'를 이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다.
더군다나 중심타자 구자욱은 무릎 부상 여파로 PO 3, 4차전에 출전하지 못한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잠실구장은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기에 이 점을 충분히 분석했다"며 "장타에 기대기보다 다양한 작전 야구를 펼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cycl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