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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불과 20일만에 타율을 2푼 끌어올렸다. 기적은 또 있었다.
이로써 그는 SSG 구단 최초로 3할-10홈런을 기록한 유격수가 됐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해, 역대 주전 유격수 가운데 3할-10홈런을 해낸 선수는 2001년 틸슨 브리또 한명 뿐이었다. 이후 23년만이며 국내 선수로는 구단 역사상 최초다.
박성한은 개인적으로도 아쉬웠던 3할 재입성의 한까지 풀었다. 주전으로 자리잡은 첫 시즌인 2021시즌 타율 3할2리를 기록하면서 데뷔 첫 3할을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22시즌 3할을 눈 앞에 두고 2할9푼8리로 시즌을 마치며 유독 아쉬워했었다. 지난해는 2할6푼6리에 그쳤던 그는 올 시즌 다시 3할에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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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초까지만 해도 무안타 경기가 이어지면서 타율이 뚝뚝 떨어졌다. 9월 10일 기준으로 박성한의 시즌 타율은 2할8푼2리였다. 그런데 9월 11일부터 연속 안타 행진이 이어졌다. 정규 시즌 최종전까지 13경기 연속 안타, 그중 8경기가 멀티 히트였다.
9월 11일부터 9월 30일까지의 타격 성적이 무려 타율 4할6푼9리, 49타수 23안타에 달했다. 시즌 최고의 타격감이 막판에 찾아오면서 극적인 3할 타율을 맞출 수 있었다. 체력 소모가 심한 유격수 포지션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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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기록을 세운 박성한은 이제 생애 첫 골든글러브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 경쟁 구도는 박성한과 박찬호(KIA)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찬호는 2년 연속 3할 타율을 달성했고, 팀의 정규 시즌 우승을 이끈 유격수라는 프리미엄이 달려있다. 유격수 수비 이닝도 박찬호가 리그 1위(1120⅓이닝)다. 수비 실책은 박성한과 박찬호 둘다 23개로 동일하다.
치열한 '표심'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적을 만들어낸 박성한의 도전에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