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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명실상부한 정상급 토종 거포 인증이었다.
끝이 아니었다. 구자욱은 4-1로 앞선 6회말 무사 1루에서 후라도의 초구 138㎞ 높은 커터를 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33호로 6-1 여유 있는 리드를 만드는 연타석 홈런.
개인 한시즌 홈런 신기록 경신 외에도 여러가지 의미가 담긴 두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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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IA 타이거즈 양현종(20승) 이후 7년 만의 토종 다승왕 등극이다. 삼성으로 좁히면 2013년 배영수(14승) 이후 11년 만이다. 삼성 토종투수 15승 달성은 2015년 윤성환(17승) 이후 9년 만.
무엇보다 2021년 이후 3년 만의 정규시즌 2위 확정경기라는 의미가 남다르다. '매직넘버 1' 삼성의 정규시즌 2위를 자력으로 확정 지을 수 있는 경기.
전날 LG의 1패로 매직넘버가 1로 줄어든 상황. 기왕이면 홈에서 자력으로 확정 짓는 것이 베스트다.
삼성 박진만 감독도 19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빠른 시간 내 매직넘버를 없애고 순위를 결정짓고 싶다"며 "부상 선수 관리를 해가면서 불펜 체력안배를 시켜주고, 큰 경기를 준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좋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날 경기 전에서도 "기왕이면 오늘 안방에서 확정 짓고, 홀가분 하게 광주 원정을 가고 싶다"고 중계팀에 속내를 털어놓았다.
원태인이 나선 이날 경기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퀄리티스타트 리그 1위(23QS) 후라도가 상대 선발이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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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 작은 사고도 있었다.
3회 박 감독 옆에서 구자욱을 반기던 강민호가 구자욱의 왼손에 들고 있던 홈런인형에 얼굴을 스쳐 맞은 것. 강한 충격까지는 아니었지만 홈런 세리머니를 마친 구자욱에게 강민호는 자신의 입술 주위를 자신의 주먹으로 가르키며 '여기를 맞았다'는 제스처를 취하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포착돼 웃음을 자아냈다. 귀여운 항의로 다시 한번 축하를 건네는 21년 차 선배를 캡틴은 감사함에 미안함까지 담아 품에 꼭 안아줬다.
또 한번의 충돌 사고를 막기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였을까. 6회 구자욱의 연타석 홈런이 터지자 강민호는 박진만 감독과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재빠르게 피신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