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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 복귀 시즌, 그래도 명장은 여전히 RYU를 믿는다[광주 토크]

박상경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4-09-05 18:16 | 최종수정 2024-09-06 07:00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 복귀 시즌, 그래도 명장은 여전히 RYU를 믿는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두산전. 류현진이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투구한 류현진.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25/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 복귀 시즌, 그래도 명장은 여전히 RYU를 믿는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두산전. 한화가 3대1로 승리하며 무려 19년 만에 두산과의 3연전을 싹쓸이 했다. 승리투수 류현진이 김경문 감독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8.25/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만족'이란 단어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온 류현진(한화 이글스). 5일까지 25경기 143⅓이닝을 소화한 그의 성적은 8승8패, 평균자책점 3.89다. 14번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치고도 한 자릿수 승수에 머물렀고, 피안타율(2할8푼4리)이나 피홈런(11개)도 낮은 수준은 아니다. 지난해까지 빅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그였기에 올 시즌 한화에서의 발걸음은 무거워 보이는 게 사실.

전반기 16경기에서 5승5패, 평균자책점 3.62였던 류현진은 후반기 9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4.38이다.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 피안타율, 피홈런 모두 늘어나고 있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을 만. 역대급 순위 싸움 속 타자들의 집중력이나 응집력이 절정에 달한 게 류현진의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하는 눈치다.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 복귀 시즌, 그래도 명장은 여전히 RYU를 믿는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화의 경기. 1회 동료들의 병살플레이에 미소를 짓고 있는 한화 류현진.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8.18/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 복귀 시즌, 그래도 명장은 여전히 RYU를 믿는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화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한화 류현진.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8.18/
산전수전 다 겪은 명장 김경문 감독은 이런 류현진의 행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 감독은 류현진의 투구에 대해 "잘 던져야 한다는 부담을 항상 안고 있다. '류현진'이라는 이름에는 얼만큼 던져줘야 한다는 게 기저에 깔려 있다. 감독도 류현진이 나오는 날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투구 내용이 안 좋은 날도 있었지만, 득점, 수비 뒷받침이 안된 날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 '류현진'이라는 이름 석 자가 갖는 의미는 여전히 크다. 다만 개인 성적 뿐만 아니라 팀에 끼치는 무형의 가치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부분. 김 감독은 "류현진이 선수들과 많이 소통하려 한다. 코치들이 이야기를 해주는 것보다 선배들과 소통하는 게 선수, 팀에겐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며 "타자 쪽에도 좋은 타구가 나올 때마다 한 마디씩 해주는 게 자신감을 줄 만하다"고 그의 자세를 높게 평가했다.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 복귀 시즌, 그래도 명장은 여전히 RYU를 믿는다…
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1회부터 한화 채은성이 스리런포를 터뜨리자 류현진이 물총을 쏘며 반기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08.01/
실낱같은 5강 희망을 되살리며 가을야구 복귀를 향한 꿈을 키우고 있는 한화. 여전히 성장해야 하는 팀으로 꼽힌다. 고난의 리빌딩 과정을 거치며 발굴한 선수들과 베테랑 간의 시너지를 통해 '지속 가능한 강팀'으로 성장하는 게 궁극적 목표. KBO리그 역대 최고 조건으로 류현진을 데려오고, 올 시즌 중반 김 감독 체제로 전환한 건 이런 의지의 표현이다. 복귀 시즌 발걸음이 무거운 류현진이지만, 내년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란 희망이 크다. 추락하던 한화를 일으켜 세운 김 감독 역시 자신이 추구하는 야구를 녹여내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감독은 류현진에 대해 "타자를 잡는 능력은 여전히 어떤 투수도 따라올 수 없다. 지금도 잘 해주고 있지만 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 복귀 시즌, 그래도 명장은 여전히 RYU를 믿는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화의 경기. 7회 1사 1루 마운드를 내려오는 한화 선발 류현진. 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8.18/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 복귀 시즌, 그래도 명장은 여전히 RYU를 믿는다…
1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한화의 경기. 한화가 SSG에 승리하며 시리즈 스윕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후 류현진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김경문 감독. 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8.18/
돌아온 에이스와 명장의 하모니. 어쩌면 지금은 그 초석을 다지는 시기일 수도 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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