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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방망이도 잘 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수비로만 부각이 되다보니 조금 더 힘이 많이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강릉고는 4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 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배재고와의 1라운드 경기에서 9대3으로 승리를 거두며 2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3번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한 이율예도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후 만난 이율예는 "오늘 선수들끼리 힘들이지 말고 가볍게, 가볍게 하면서 우리 할 것만 보여주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다 같이 잘한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웃었다. 1회부터 행운이 따랐다. 0-0이던 1회말 강릉고는 1,2번 타자의 연속 볼넷 출루로 찬스를 잡았다. 3번타자 이율예가 희생번트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상대 악송구가 나오면서 선취점으로 연결됐고, 이후 득점까지 올렸다. 1회에 3점을 뽑으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율예는 "번트 사인이 나와서 번트를 댔는데, 상대 실수가 나왔다. 초반부터 잘 풀린 것 같다. 우리가 초반에 점수를 못 뽑았으면 따라잡혀서 힘든 경기를 했을 것 같은데, 다들 잘해준 덕분에 쉽게 경기를 끝낸 것 같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해부터 주목 받았지만, 신인 드래프트 대상인 3학년으로 출전하는 청룡기는 그에게 실질적인 쇼케이스나 다름 없다. 이율예는 "아직 올해 준비한 것을 다 못보여준 것 같아서 아쉽다.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다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방망이에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고 이야기 했다. 스카우트들도 이율예의 수비 실력에는 이견이 없지만, 타격은 조금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아직은 스윙에 힘이 많이 들어가고, 몸통 회전이 빼어난 편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센스가 있어서 조금 더 교정을 하면 충분히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율예도 수비보다 공격에 대한 어필을 하고 싶은 의욕을 드러냈다. 그는 "방망이도 잘 칠 수 있는데, 아무래도 경기를 하다 보면 저도 모르게 욕심이 생겨서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타석에서 힘 빼고 치는 연습을 많이 했고, 이번 청룡기에서는 연습해온 게 나올 것 같다. 그것만 버리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최재호 감독 부임 이후 첫 전국 대회 우승을 거두고, 꾸준히 전국대회 상위권 성적을 올리며 '신흥 강호'로 불리는 강릉고. 하지만 이율예의 입학 이후에는 번번이 준우승에 그쳤다. 학교 야구부 역사상 청룡기 우승은 없고, 2007년과 2019년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율예는 "일단 높이 올라가는 걸 목표로 두고 있다. 지금 저희가 다음, 다다음 대전이 쉬운 상대가 아니어서 한 경기씩 먼저 이기려고 생각 중이다. 그러다보면 높게 갈 수 있을거라고 본다. 제가 입학하고 나서 우승 경험이 없어서 청룡기는 꼭 우승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목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오늘의 청룡기 결과(1라운드)
한국마사BC 4-1 부산정보고SBC
충암고 8-1 광주BC
강릉고 9-3 배재고
서울컨벤션고 13-5 경북고
서울고 12-1 의왕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