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장]

정재근 기자

기사입력 2024-06-23 22:07 | 최종수정 2024-06-24 07:47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 KIA의 DH1차전. 4회말 무사 김도영이 류현진을 상대로 솔로포를 친 후 베트를 던지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공 5개를 볼 때까지 방망이를 아꼈다. 첫 타석은 스탠딩 3구삼진. 두 번째 타석에서 2개를 더 지켜본 후에야 자신 있게 휘두른 베트가 체인지업을 통타했다.

21세 천재 타자와 37세 괴물 투수의 첫 만남. 젊은 김도영이 베테랑 류현진을 이겼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김도영은 올 시즌 20홈런-22도루를 기록, 프로 데뷔 첫 20(홈런)-20(도루)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1회 첫 타석에서의 승부는 류현진의 압승. 류현진이 던진 초구 직구와 2구 커터가 모두 바깥쪽 보더라인에 걸치며 스트라이크 콜을 받았다. 치기 쉽지 않은 공이었지만, 김도영은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공을 지켜보기만 했다. 3구째 승부. 김도영의 탐색 모드를 간파한 류현진-최재훈 배터리가 또다시 그 경계선 안쪽에 직구를 꽂아 넣었다. 유인구를 예측한 김도영을 움찔하게 만든 속전속결 3구 삼진이다.


그런데, 돌아서는 김도영의 표정이 의미심장했다. 젊은 승부사의 굳게 다문 입술에서 '상대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시범경기 때 상대했던 류현진과는 달라진 모습이지만, 김도영 역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스무 살 청춘이다.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
1회말 2사 류현진을 처음 상대한 김도영이 스탠딩 삼진을 당하며 돌아서고 있다. 굳게 다문 입술에서 아쉬움과 동시에 자신감이 엿보였다.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탐색전이 이어졌다. 초구 124km 체인지업이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자 김도영이 고개를 한 번 끄덕였다. 2구는 크게 벗어난 볼.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
두 번째 타석 초구 체인지업을 김도영이 지켜본 후 고개를 끄덕였다.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
2구는 몸쪽 낮게 빠지는 볼.
볼카운트 1B 1S에서 3구째 125km 체인지업이 초구와 비슷한 코스로 들어오자 김도영의 베트가 힘차게 돌아갔다. 타구는 그대로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130m의 대형 솔로포.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
첫 타석 포함 5개의 공을 지켜본 후 6구 째 휘두른 베트에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걸려 들었다.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
일격을 당한 류현진이 웃었다. '김도영을 인정한다'는 의미였을까?
김도영이 이날 홈런포로 달성한 20-20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KBO리그 43년 역사에서 전반기에 20-20클럽을 달성한 타자는 단 3명(박재홍, 이병규, 테임즈)뿐이다.

김도영은 만 20세8개월21일에 20-20을 달성, 김재현(LG·18세11개월5일)에 이어 역대 최연소 2위 기록 보유자가 됐다. 또한 73경기 만에 20-20클럽에 가입하며 이병규(68경기) 박재홍(71경기)의 뒤를 이어 테임즈(73경기)와 함께 최소경기 달성 공동 3위 기록도 세웠다.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
20일 광주 LG전에서 첫 만루포를 터트린 김도영. 이날부터 3경기 연속 홈런포를 터트렸다.
김도영의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2022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이 스무살이 된 입단 3년 차 만에 기량이 폭발하고 있다.

천재 타자의 다음 목표는 30-30이다. 김도영은 "(20-20)기록은 이제 달성했으니 팀이 이기는 데에 더 집중해 보탬이 되고 싶다. 그렇게 하다 보면 30-30 기록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팀을 먼저 생각했다.


류현진 간 본 김도영, 스탠딩 삼진 주고 20-20홈런 뺏었다 [광주 현…
스물살 김도영의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