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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화가 난게 아니라 생각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 감독에게 30경기를 하며 가장 힘든 부분을 얘기해 달라고 하자 "선수들 컨디션 관리가 가장 힘들다"라고 했다. 보통 감독 첫 해에 가장 힘들게 생각하는 부분은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는 것을 꼽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감독은 투수 교체에 대해서는 크게 힘들지 않다는 답변을 몇차례 했었다. 이 감독은 "부상자들이 생겼을 경우에 부상자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투수들의 투구수에 따라 다음날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고민이 많다"라고 했다.
교체나 작전 등 경기 운영 부분은 2군 감독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감독은 지난 2021년 2군 총괄직을 맡았었다. 보통은 2군 감독이라고 하지만 당시 KIA는 2군 총괄이라고 했다. 이 감독은 1년간 2군 감독을 한 뒤 2022년 1군에 올라와 타격 코치를 맡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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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이 매 순간 선택을 해야하기에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고 했다. "지금 경기 운영을 하면서 딱히 막히거나 하는 것은 없다"면서 "중요한 경기에서 1,2점차의 접전 상황에서 굉장히 중요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때 데이터 등을 생각하면서 어떤 상황에 어떤 것들이 생길 수 있는지를 머릿속으로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라고 했다.
이 감독은 그러면서 "7,8회에 점수를 줄 때 내가 가끔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가 있다"며 "그건 점수를 줘서 화가 난게 아니고 그 다음에 누구를 올리고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해하시지 마셨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작전을 미리미리 생각을 한다고. 이 감독은 "2군 총괄할 때 1초만에 작전을 내야 하는데 3초가 지나니 카운트가 바뀌고 , 그러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못하게 되더라"면서 "미리 미리 다음 상황에 대해서 대비책을 생각해 놓아야 하더라. 그래서 눈감고 있을 땐 머리를 굴리면서 어떤 플레이 다음엔 어떤 플레이를 하는 것에 대해 준비를 한다"라고 했다.
이 감독의 은퇴후 행보를 보고 모 구단의 프런트는 "누가 봐도 감독을 시키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를 밟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었다. 10개 구단 감독 중 유일한 1980년대 생. 43세로 현역 최연소 감독인 이 감독이 갑자기 사령탑에 앉았음에도 첫 해부터 문제없이 팀을 이끄는 이유는 역시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기 때문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