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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정후의 뒤를 이어 미국 도전을 선언했을 때 아무도 웃지 않았다. 비록 장타는 없지만, 김혜성이라면 해볼만한 도전이라는 시선이었다.
쿠에바스의 초구, 137㎞ 컷패스트볼이 몸쪽 높은 쪽으로 들어왔고, 김혜성은 그대로 시원하게 당겨쳤다. KT 중견수 안치영이 필사적으로 따라가 펜스에 몸까지 던졌지만, 김혜성의 타구는 높이 4m의 고척돔 담장을 훌쩍 넘어 관중석에 꽂혔다. 김혜성을 보기 위해 찾아온 LA 다저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스카우트 앞에서 쏘아올린 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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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김혜성은 장타력을 늘리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타고난 거포'라는 말이 있듯이, 장타력이 후천적으로 쉽게 늘어나는 재능은 아니다.
그럼에도 김혜성은 올시즌 분명히 달라졌다. 김혜성은 18경기만에 5개의 홈런을 치며 이날 현장을 방문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향해 자신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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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훈기 해설위원은 "투수가 140㎞ 직구를 던진다고 해서 쉽게 구속 10㎞를 끌어올릴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홈런 5개 치던 타자가 갑자기 30홈런 타자가 될순 없다. 그런데 김혜성은 그렇게 하고 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김혜성이 원래 올시즌을 앞두고 유격수 복귀를 타진했었다. 그런데 홍원기 감독은 '2루수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면서 장타를 늘려보는 건 어떠냐'고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고척=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