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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직도 홈런을 많이 치시고 그러니…."
김택연의 구위와 배짱은 생갭다 좋았다. 첫 불펜 피칭에서 "긴장했다"며 신인다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이후부터는 자신있게 자신의 공을 던졌다.
일본팀과의 경기에서는 김택연의 가치는 더욱 빛났다. 지난달 24일 소프트뱅크 2군과의 경기에서는 1이닝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았다. 27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구장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구춘대회에서 4-4로 맞선 9회말 1사 1,3루 위기를 삼진 두 개로 극복했다.
김택연은 캠프 기간 4경기에 등판해 4⅓이닝을 소화하며 1피안타 무4사구 8삼진, 평균자책점 0의 성적을 남겼다. 일본 캠프 투수 MVP로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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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이어 "구위도 구위지만, 대담한 성격이 강점이다. 소프트뱅크전에서는 위기 상황에서도 올려봤다. 상대 4번타자 홈런왕 출신과 한 번 붙여봤는데 예사롭지 않았다. 구위에서도 워낙 회전력이 좋은 투수다. 빠른 볼을 노리고 있는 타자에게 빠른 공을 던져도 막 공략당하거나 난타를 당하지는 않을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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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 MVP로 선정된 소감에 대해 "목표를 딱히 세운건 아니었다. 한 경기 한 경기 자신있게 하고 피해가는 승부보다 신인답게 배짱 있는 모습 보여주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마지막에 MVP 받았는데 시즌 잘하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시즌을 잘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에 만족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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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나도 경쟁을 하는 입장이다. 내가 가진 걸 보여줘야 한다. 몸을 조금은 일찍 올린 거 같지만 무리 없이 올렸다. 아픈 곳 없이 잘 준비되고 있어서 괜찮은 거 같다"라며 "(구속) 목표는 정해두지 않는데 시속 155㎞까지 던지고 싶다. 그러나 구속 신경 써서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목표는 그렇지만 신경은 안 쓸 것이다. 공의 질을 더 중요시 여긴다"고 말했다.
일본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부분에 대해 그는 "일본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다보니 긴장도 많이 된 상태에서 나갔는데 내 공을 후회 없이 던지고 내려오자, 자신 있는 피칭을 보여주자, 배짱 있는 투구를 보여주자 생각을 했는데 그런 부분이 잘 됐다. 확실히 일본 타자들이 컨택도 좋고 삼진을 잘 안 당하더라. 많이 배웠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소프트뱅크전에서 이 감독이 위기 상황에 올렸다는 이야기에 김택연은 "4번타자 때 나가는 건 알고 있었다. 위기상황이 될 줄은 몰랐다. 막상 던지고 내려오니 홈런왕 출신에 커리어가 있는 타자를 잡은 거 같아서 기분 좋았다. 경기 중에는 들뜨지 않고 내가 할 거를 잘 준비하자는 생각으로 다음 이닝까지 던졌다"고 했다.
세이부전에서 1사 1,3루 위기를 넘긴 상황에 대해서는 "첫 타자 실책 나왔을 때 4-4 동점이라서 끝내기 주자라서 어떻게든 막자는 생각이 강했다. 예전에는 끝내기 상황에서 '막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날은 못 막았다. 이번에는 무조건 막아야한다, 할 수 있다 마음먹으니 좋은 결과 있었던 것 같다.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마무리투수 김택연 이야기에 "조금 더 지켜보겠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른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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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스스로 장점에 대해 "직구와 배장"을 꼽았다.
주변의 평가도 비슷했다. 김택연의 모습을 본 포수 양의지는 "김택연이 아직 어리지만, 잘 큰다면 큰 무대로도 갈 수 있는 선수인 거 같다. 잘했으면 좋겠다"라며 "19살 같지 않다. 자기 공을 던지더라. (오)승환이 형처럼 승부를 하는 게 보인다. 최근 봤던 신인 중에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택연은 "(양)의지 선배님이 그렇게 봐주신 거 자체로도 너무 감사하고 영광이다. 한국 레전드인 오승환 선배님과 이름이 같이 나온다는 자체가 너무 영광스럽다. 과분하기도 하다. 그 평가에 걸맞을 수 있게 조금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목표는 '신인왕'. 그는 "일단 1년 동안 안 다치고 프로 생활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1군에서 오래 있을 것이고, 최종 목표는 신인왕이다. 누구에게나 신인왕은 다 받고 싶은 상이다. 나도 받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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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봐왔던 선배님이다. 직까지 현역에서 홈런도 많이 치시고 잘 치시니까 상대해보면서 그런 걸 느껴보고 싶다"고 눈을 빛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