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가을야구 희망을 키울지 접을지를 결정해야 하는 고민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이번 시즌 PO 진출 여부에 뜨거운 이목이 집중되는 팀은 단연 LA 에인절스다. 오타니 쇼헤이 트레이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오타니를 내다 팔 것인가'를 결정하는 논리는 간단하다. 에인절스는 PO 희망이 보이면 끝까지 데리고 있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오는 8월 1일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처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21승20패를 마크한 에인절스는 AL 서부지구 2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지구 선두 텍사스 레인저스에는 4.5경기차로 멀어졌고, AL 와일드카드 순위에서는 6위로 커트라인인 3위 뉴욕 양키스에 1.5경기차로 처져 있다.
그렇다고 벌써 PO를 포기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구단은 그럴 생각도 없고, 그렇게 되리라는 확실한 징후도 없다.
|
다만 작년 악몽이 떠오르는 건 피할 수 없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41경기 치른 시점서 24승17패로 지구 2위였다. 5월 17일까지 선두를 달리다 18일에 2위로 내려앉았고, 이후 어려운 레이스가 지속됐다. 특히 5월 26일 텍사스전부터 6월 9일 보스턴 레드삭스전까지 팀 창단 후 최다인 1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승률 5할대가 무너졌고, 이후에도 잦은 연패로 3,4위권으로 떨어졌다. 결국 에인절스는 73승89패로 지구 3위로 시즌을 마쳐 8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도 조짐이 안 좋은 건 사실이다. 에인절스는 지난 6일 텍사스전까지 5연승을 달리며 승률 5할서 +5경기를 마크, 지구 선두로 잠시 올라섰다. 그러나 이후 이날 클리블랜드전까지 최근 8경기에서 2승6패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기간 팀 타율 0.254, 평균 득점 4.25점, 팀 평균자책점은 6.43에 달했다. 마운드 불안이 눈에 띄는데, 선발과 불펜 가릴 것이 없다.
에이스 오타니도 최근 3차례 선발등판서 평균자책점 6.00으로 불안했다. 상황이 이럴진대 PO 진출을 낙관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작년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팬그래프스는 이날 현재 에인절스의 PO 확률을 25.1%로 제시했다. 지구 우승 확률 9.5%, 와일드카드 확률 15.5%다. 사실상 탈락한다는 얘기다.
|
ESPN 제프 파산 기자는 지난 달 한 방송에서 "오타니의 미래에 관해 얘기할 때 우리가 살펴야 할 숫자가 하나 있다. 그건 에인절스의 성적"이라며 "에인절스가 PO 경쟁을 하고 있고 희망이 보인다면, 오타니는 올해 트레이드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5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오타니는 트레이드될 수 있다. 그는 분명히 팀을 떠난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에인절스가 경쟁에서 밀리는데도 오타니를 내보내지 않은 건 바보같은 짓'이라고 강조했다.
반대의 의견도 있다. 뉴욕포스트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지난달 21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에인절스가 이번 시즌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가능성은 제로다. 모레노와 그 측근들은 오타니를 장기계약으로 묶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다. 따라서 트레이드는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모레노 구단주는 스프링트레이닝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와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 우리는 PO 경쟁을 하고 있다면 오타니를 트레이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PO 가능성이 희박해지면 시즌 중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수 있다고 한 것이라 단언하기 어려우나, 적어도 오타니 트레이드 '불가론'을 고집하진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당사자인 오타니가 간섭할 수 없는 '모레노의 시간'이 이제 막 시작됐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