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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이번 겨울 FA 유격수 '빅'4로 불리는 선수들이 모두 대박을 터뜨렸다.
메이저리그 두 시즌을 마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김하성은 2021년 1월 샌디에이고와 4년 2800만달러에 계약했다. 4년간 인센티브도 400만달러를 걸었고, 2025년에는 700만달러의 상호 옵션을 설정했다. 김하성이 상호 옵션을 거부하면 2024년 말 FA 시장에 나갈 수 있다.
앞으로 2시즌 더 올시즌처럼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FA를 피할 이유가 없다.
김하성의 진가는 사실 공격보다 수비력이다.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글러브 투표에서 이번에 컵스로 옮긴 스완슨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그렇지 수비력은 메이저리그 최정상급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내년에는 포지션을 2루수로 옮길 공산이 크다. 거물급 유격수 보가츠가 합류함에 따라 기존 내야수들의 포지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김하성은 작년 2루수로 21경기에 뛴 경력이 있다. 낯선 포지션은 아니다.
2루수로서도 안정된 수비력을 보인다면 김하성은 전천후 내야수로 2024년 말 FA 시장에서 각광받을 수 있다. 유격수가 주 포지션이고, 2루와 3루도 볼 수 있는 내야수라면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샌디에이고가 당장 계획은 없다고 했지만, 유격수가 필요한 팀으로 트레이드될 수도 있다. 그러면 유격수를 유지할 수 있다.
ESPN은 지난 17일 '마차도, 소토, 타티스 주니어, 보가츠가 언제까지 파드리스에서 한솥밥을 먹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샌디에이고는 1루수와 좌익수가 없다. 주전 유격수 보가츠, 원래 유격수 타티스, 골드글러브급 유격수 김하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1루로 옮길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김하성은 트레이드 시장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끌 선수들'이라고 했다. 김하성의 수비력을 평가하며 트레이드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1995년 10월 생인 김하성은 2024년 29세의 나이에 FA 자격을 얻는다. 아주 매력적인 나이다. 이번에 돈방석에 앉은 '빅4'의 나이를 보면 이해가 간다. 코레아와 스완슨이 28세, 터너가 29세, 보가츠가 30세다.
2년 뒤 FA 시장에서 유격수 최대어는 밀워키 브루어스 윌리 아다메스로 예상된다. 1995년 9월 생인 그는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데뷔해 2019년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2021년 밀워키로 트레이드됐고, 올해는 139경기에서 타율 0.238, 31홈런, 98타점, OPS 0.756을 터뜨리며 잠재력을 폭발했다.
현재로선 김하성이 아다메스에 이어 '넘버2'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있다. 남은 두 시즌 건강한 몸으로 타격 실력만 좀더 높인다면 대박을 기대해 볼 만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