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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빛이 있는 곳엔 반드시 그늘이 존재한다. 지금 스토브리그를 휘몰아치고 있는 '포수 광풍'의 그림자가 그렇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의지 역시 나이를 먹고 있다. 1987년생인 그는 내년이면 만 36세가 된다. 4년이 지나면 39세, 두산과 계약한 6년을 모두 채운다면 마흔을 넘긴다. 포수들의 전성기는 짧을 수밖에 없다. 몸을 갈아가며 마스크를 쓰기 때문이다. 수비 자세 때문에 무릎이나 허리 통증도 고질적이고, 기량이 꺾이는 페이스도 빠르다. 그래서 양의지나 강민호처럼 '롱런'하는 정상급 포수들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다. 냉정한 미래 가치로 봤을 때, 양의지의 계약이 기존의 평가를 뛰어넘는 고액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문제는 그 배경이다. 몇년 후면 마흔이 되는 양의지보다 더 나은 포수가 없다. 심지어 올해 FA 시장에 양의지보다 더 어린 주전급 포수들이 함께 자격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양의지가 최고 금액의 주인공이 됐다. 그만큼 리그에 '빼어난 포수'가 없다는 반증이다. 양의지를 노린 팀은 원 소속팀 NC와 계약에 성공한 두산 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구단들도 설령 적극적 오퍼는 못했을 지라도 관심은 있었다. '양의지를 데려올 수만 있다면' 하는 바람은 공통적이었다. 왜냐면, 지금 보유하고 있는 포수들 가운데 양의지 이상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포수가 냉정히 없기 때문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