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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를 졸업하고 1995년 프로 선수가 된 김한수 두산 베어스 수석코치(51)는 2019년 말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에서 내려올 때까지, 딱 한 가지 유니폼만 입었다. 선수, 코치, 감독으로 25년을 삼성 사람으로 살았다. 3년 간 삼성 감독을 하고 물러난 뒤 한발 떨어져 야구를 보면서 고민하고 공부했다. 3년 만에 현장에 돌아왔는데, 삼성이 아닌 두산이고, 수석코치다.
프로 2년차이던 1995년, 경북고를 졸업한 이 감독이 삼성에 입단했다. 나이는 김 수석코치가 다섯살 위인데, 입단은 1년 차이가 난다. 선후배가 비슷한 시기에 프로 생활을 시작해 주축선수로 자리를 잡아갔다. 김 수석코치는 최고 타자 이승엽이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봤다.
둘은 비슷한 면이 많다. 온화하고 진중하고 성실하다. 야구에 진심이다.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 모든 것에 앞서, 좋은 사람이다.
이 감독이 삼성에 복귀해 선수-코치, 선수-감독으로 함께 했다. 이 감독의 은퇴투어가 진행된 2017년, 김 수석코치가 감독이었다.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을 만큼 길고 깊은 인연이다.
김 수석코치는 "밖에 있는 동안 야구가 빠른 속도로 변한다는 걸 느꼈다. 야구 스타일도 많이 바뀌었다. 생각 많이 했다. 소통도 중요하다. 선수에게 먼저 다가가겠다"고 했다.
감독이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보좌하는 게 수석코치의 기본 역할이다. 코치 경력이 없는 이 감독은 김 수석코치의 경험이 필요했을 것이다.
이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기본기를 강조했다. 기본에 충실한 야구가 중요하다고 해도, 프로 선수에게 기본기를 이야기한다는 게 어색하게 들릴 수도 있다. 김 수석코치는 "선수들, 특히 젊은 유망주들이 기본부터 착실하게 쌓아야 좋은 선수로 성장해 팀이 탄탄한 전력이 된다는 걸 강조하신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코치는 야구에 관한한 이 감독을 맨 앞에 두고 생각했다. "지도자로서 개인적인 목표나 욕심은 없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고 감독님이 성공하는 게 가장 큰 목표고 바람이다. 내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