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강)민호나 (손)아섭이는 부산에 뼈를 묻었어야 했는데…"
지난 8일 은퇴식을 앞둔 이대호는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를 '내 동생', '내 뒤를 이을줄 알았던 선수'라고 했다. '악바리' 손아섭(NC 다이노스)도 마찬가지. 강민호는 14년, 손아섭은 15년간 롯데에서 뛴 뒤 팀을 옮겼다. 롯데에서 더 뛰었다면 최동원과 이대호의 뒤를 잇는 3호 영구결번 후보들이었다.
강민호와 손아섭 역시 이대호를 생각하는 마음은 매한가지다. 강민호는 방송 인터뷰에서 "(이)대호 형 덕분에 좋은 선수가 됐다. 힘들 때 많이 의지하고,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대호는 자신의 찬란한 야구인생에 대한 점수도 '50점'밖에 주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론 만족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자이언츠에 결국 우승을 선물하지 못했다. 죄인이 된 기분이다. 후배들에게 짐을 맡기고 도망가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
'메이저리거' 추신수 김광현을 잇따라 품에 안은 SSG 랜더스는 올해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며 이대호가 그토록 바라던 한국시리즈 무대에 직행했다. 정용진 구단의 투자의지의 결과다. LG 트윈스(박해민) KT 위즈(박병호) KIA 타이거즈(나성범 양현종) 역시 영입 효과를 제대로 봤다. 마지막까지 가을야구 경쟁을 벌인 NC 또한 FA 박건우 손아섭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반면 롯데는 레전드의 은퇴시즌에도 가을야구를 놓치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이제 내년에는 이대호마저 없다. 자칫 구도(球都) 부산의 야구 열기가 사그라들지도 모를 위기. 모그룹의 적극적인 투자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
신동빈 구단주는 이날 현장을 찾아 그간 이대호의 공헌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은퇴 기념 선물까지 전달했다. 신 회장의 현장 방문은 올겨울 적극적인 투자를 향한 긍정신호로 풀이된다. '롯데팬'으로 돌아간 이대호의 마지막 당부는 큰 울림이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