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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넘버 1, 너무 긴장했나…한화표 고춧가루에 막힌 SSG[대전 리포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10-03 17:02 | 최종수정 2022-10-03 17:31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SSG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 박종훈이 1회 5실점 후 강판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10.02/

[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일단 이겨야죠."

3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날 SSG는 자력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 및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잠실에서 예정된 KIA-LG전이 우천 순연되면서 1위 확정의 기회는 고스란히 SSG의 몫으로 돌아왔다. 1승만 추가하면 되는 상황. 선발 투수는 프로 데뷔 후 한화전 30경기서 17승(4패)을 따낸 '독수리 킬러' 박종훈이었다.

경기 전 SSG 선수단의 표정은 들뜬 모습이었다. SSG 프런트 전 직원도 이날 대전으로 원정 응원에 나섰고, 3루측 원정 관중석엔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경기 시작 전부터 빼곡하게 들어찼다.

김 감독은 초연함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 그는 "8~9월 과정을 돌아보면 팀적으로 많이 힘들었고, 선수들도 불안감이 컸을 것"이라며 "그래서 아마 선수들이나 나나 모두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간절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임하려 한다"며 "일단 이겨야 한다. 정상적인 운영을 하면서 승부를 풀어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첫 회부터 SSG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믿었던 선발 박종훈이 무너졌다. 두 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동안 4안타 2볼넷으로 5실점을 했다.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공들이 볼 판정을 받자, 박종훈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1회에만 49개의 공을 뿌렸지만, 꼬인 실타래를 풀지 못한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5점차로 벌어진 승부, 하지만 이대로 끝날 것이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올 시즌 내내 선두 자리를 지킨 SSG의 저력이 발휘될 것이란 시선이 컸다. 2회초 1점을 추가한 SSG가 3회초 최주환의 투런포로 격차를 좁힌데 이어, 최 정의 유격수 실책 출루와 한유섬의 좌중간 안타로 무사 1, 3루 상황을 만들며 이런 전망이 현실이 될 것처럼 보였다. 김강민의 내야 땅볼 때 최 정이 런다운 아웃된 SSG는 박성한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1점차까지 따라 붙었다. 그러나 주루 플레이 도중 손을 다쳐 교체된 김성현을 대신해 투입된 최준우가 다시 땅볼에 그치며 3루 주자가 홈 쇄도 중 아웃됐고, 이재원의 대타로 나선 김민식마저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면서 땅을 쳤다. 3회말엔 1사 1, 2루에서 최 정이 잡은 땅볼이 2루를 거쳐 1루로 연결돼 병살타가 될 것처럼 보였지만, 공이 뒤로 빠지면서 실점하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졌다.

한화도 이날 만큼은 집중력을 보여줬다. 5회말 선두 타자 안타 뒤 후속타 불발로 그대로 이닝을 마치는 듯 했지만, 박정현이 2사 2루에서 적시타를 만들면서 격차를 더 벌렸다. 뒤이어 등판한 불펜 역시 SSG에 이렇다 할 찬스를 내주지 않으면서 격차를 지켰다. 한화의 7대4 승리.


이날 패배로 SSG는 오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다시 매직넘버 지우기에 도전한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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