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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사상 첫 부자(父子) MVP가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에 평행이론이 존재한다.
신기하게 아버지 이종범이 MVP에 올랐을 때가 24세였는데 이정후도 올해 24세다. 이종범이 5관왕에 올랐는데 이정후도 현재 5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5관왕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이 평행이론을 형성하고 있는 것.
이종범은 대졸 신인이던 1993년. 23세 때 입단하자 마자 득점왕에 오르면서 타이틀을 따냈다. 2년차였던 1994년 최고의 해를 보냈다. 타율 3할9푼2리로 백인천의 4할1푼2리에 이어 역대 2위의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왕에 올랐고, 196개의 안타로 당시만 해도 역대 최다안타를 기록했다. 2014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이 201안타로 깰 때까지 19년간 역대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이었다. 여기에 112득점으로 득점왕에도 올랐고, 출루율 4할5푼2리로 첫 톱타자 출루왕에도 등극했다. 도루 84개는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역대 한시즌 최도 도루 기록이다.
이정후도 올해 나이 24세. 고졸 6년차다. 입단 첫 해 신인왕에 오른 이정후는 이후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올렸으나 4년차까지 타이틀을 갖지 못했다가 23세 때인 지난해 타격왕에 올라 첫 타이틀을 가져갔다. 그리고 24세인 올해 그야말로 톱에 오르고 있다.
1일 현재 타율 3할5푼1리, 191안타, 출루율 4할2푼2리, 113타점, 장타율 5할8푼1리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아버지처럼 5개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 이종범과 타이틀 갯수는 같지만 부문은 다르다. 타율과 안타, 출루율은 이종범과 같은데 이종범은 여기에 도루와 득점이 포함됐고, 이정후는 장타율과 타점이 들어갔다. 아버지는 톱타자로 활약했고, 이정후는 중심타자로 활약한 차이라고 볼 수 있을 듯.
아버지처럼 해외진출 가능성도 높다.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이정후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아비지보다 더 빨리 비행기를 탈 가능성이 높다. 이종범은 94년 MVP에 오른 뒤 3년을 더 해태에서 뛴 이후 일본 주니치 드래곤즈로 떠났지만 이정후는 내년시즌까지 건강하게 마친다면 포스팅을 통한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 아버지보다 2년더 빨리 갈 수 있다.
KBO리그 최초의 부자 5관왕 MVP. 꿈같은 일이 현실로 이뤄지는 느낌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