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2위→8위' 갈매기의 추락, '젊은 라인업' 속에 드러난 한계[창원 시선]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6-04 10:42


2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BO리그 롯데와 LG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와 LG가 연장 12회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는 롯데 선수들.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6.02/

[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불과 한 달 만에 순위가 추락했다.

4월 한 달간 불타 올랐던 롯데 자이언츠의 기세가 주춤하다. 한때 선두 SSG 랜더스에 이은 2위에 오르면서 부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5월 들어 완만한 하강 곡선을 타더니 6월 초반 8위까지 순위가 급락했다. 4월까지 +5였던 승패마진은 한달 사이 -5로 바뀌었다. 선두 SSG와의 승차는 11.5경기까지 벌어졌다. 이젠 3.5경기차인 9위 한화 이글스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부상 변수가 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타선의 축이었던 정 훈, 전준우, 한동희가 이탈했다. 4월 한 달간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차세대 거포 한동희, 1번부터 9번까지 어떤 위치에서든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정 훈, 주장 전준우가 모두 빠지면서 방망이의 힘이 급락했다. 이대호와 안치홍 만으로 버티기엔 한계가 있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젊은 피 수혈'로 돌파구를 찾았다. 앞서 1군 엔트리에 포함된 조세진(19), 고승민(22), 장두성(23)을 비롯해 황성빈(25), 한태양(19), 윤동희(19)가 차례로 콜업돼 실전에 투입됐다. 손아섭의 대체자로 지목된 조세진, 고승민이 외야 한 자리를 지키고, 황성빈이 전준우의 빈 자리를 책임졌다. 나머지 젊은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갔다.

이후 드러난 결과물은 썩 좋지 않다.

조세진과 고승민은 1할대 타율에 머무르고 있고, 최근 콜업된 한태양과 윤동희 역시 1군 무대의 어려움을 실감하는 눈치다. 대졸 3년차 황성빈이 빠른 발과 2할대 중반 타율로 그나마 선전했으나, 대부분의 타석에서 강공 대신 번트를 선택하는 등 적극성이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젊은 타자 대부분이 타격에서 자신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눈치다.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손아섭의 대체자로 여겨졌던 조세진, 고승민은 출전 시간을 꾸준히 쌓아가고 있으나 여전히 타구 판단이나 포구 등 전체적인 수비 발전 속도가 느리다. 전준우가 이탈한 뒤 빈 자리를 채우고 있는 황성빈도 마찬가지다. 중견수 D.J. 피터스가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으나, 좌우 코너가 불안해지면서 나란히 불안해지고 있다. 이런 수비 구멍은 최근 경기 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실수로 이어지고 있다. 2일 부산 LG전에선 고승민이 포구에 실패한 타구를 볼보이에게 던지는 상식 밖의 플레이로 동점을 내준 뒤 무승부에 그쳤다. 3일 창원 NC전에서도 2회말 2사 1, 2루에서 김수윤의 평범한 뜬공을 우익수 조세진이 놓쳐 선제 실점을 내줬다.

롯데의 젊은 피 활용은 부상 변수라는 불가피한 측면이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드러나는 경기력은 지난 3년 간 공들인 전력 개편 작업의 암울한 현실과 한계만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롯데는 3일 한동희가 1군 라인업에 복귀했고, 정 훈과 전준우도 곧 콜업을 앞두고 있다. 반등 희망을 품을 만한 요소. 그러나 체력 부담이 커지는 여름에 접어들면서 안배와 로테이션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백업 활용 역량이 남은 시즌 행보를 결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할 롯데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당신은 모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있는 비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