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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견고해진 '통곡의 벽' 한화의 시프트를 지켜보는 재미 [SC 포커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4-24 22:07 | 최종수정 2022-04-25 07:07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KBO리그 한화와 SSG의 경기가 열린다. 경기 전 한화 수베로 감독에게 수비 훈련을 받고 있는 정은원.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분명히 안타가 될 타구들인데…."

SSG 랜더스 4번타자 한유섬이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을 마치고 한 말이다. SSG는 개막 후 15승2패로 잘나가다, 한화를 만나 시즌 첫 연패를 당했다. 24일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잡아 스윕패 위기에서 탈출했지만, 이 경기도 쉽지 않았다. 안타가 3개밖에 터지지 않았다.

한화전 전까지 그렇게 잘맞던 SSG 방망이인데, 왜 갑자기 식어버렸던 것일까. 한유섬은 "한화가 시프트를 잘 활용한다. 분명히 안타가 될 타구들인데 잡혔다. 그게 신경을 안쓸라고 해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안타가 돼야할 타구들이 범타가 되면서 경기가 꼬였다. 한화 투수들도 좋았다. 그래서 힘든 경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양팀의 3연전을 돌이켜보면, 한유섬의 말대로 한화 시프트의 위력이 대단했다. SSG 선수들이 치기만 하면, 한화 야수들의 글러브 속으로 타구들이 빨려들어갔다. SSG가 24일 경기에서 친 3안타는 홈런과 2루타 2개, 모두 장타였다. 시프트로도 막을 수 없는 큰 타구들 뿐이었다는 의미다.

한화는 10개 구단 중 수비 시프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팀이다. 지난해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조성환 수비코치가 팀에 부임하며 전술의 중심이 됐다. 보통 다른 팀들도 시프트를 사용하지만, 주로 강타자들이 나올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한화의 경기를 보면, 중심타자 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타자들에 맞춰 수비 포메이션이 바뀐다. 유격수 하주석이 1-2루간에 서는 게 여러차례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성공도 많았지만, 실패도 두드러졌다. 그렇게 한 시즌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시프트에 대한 단련(?)을 했다. 그 결과 올해는 한화의 시프트가 더욱 견고해졌다. 조성환 수비코치는 "수베로 감독님께서 전적으로 믿고 맡겨주신다. 전력분석팀의 세세한 분석도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대충 수비수들 자리만 바꾸는 게 아니다. 투수의 유형, 컨디션, 구위와 타자의 스타일 등 모든 것을 종합해 상황마다 맞춤형 시프트를 사용한다. 오죽했으면 한화는 정상 수비도 그들의 시프트 중 하나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조 코치는 "시프트를 써 범타가 될 타구들이 안타가 되면 투수들의 신뢰가 무너진다. 때문에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 팀은 지난해부터 시행착오를 거치며 투수들과 야수들의 믿음이 생겼다"고 말하며 "SSG 타자들이 워낙 강하고, 정타를 잘 맞추니 우리 시프트가 성공한 면도 있다. 시프트라는 게 그 타자가 잘 친 결과물을 막아서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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