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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D 잊은 전설의 포수, 메츠 캠프 찾아 디그롬-슈어저에 엄지척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3-23 23:57 | 최종수정 2022-03-24 06:02


2017년 뉴욕 메츠 캠프를 방문한 마이크 피아자.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있는 피아자는 매년 메츠 스프링캠프를 찾아 남다른 애정을 보여주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박찬호가 1990년대 후반 LA 다저스에서 한창 주가를 올릴 때 그와 배터리를 이룬 포수가 마이크 피아자(54)였다.

피아자는 마스크를 쓰고 있을 땐 불안한 포구와 블로킹 때문에 핀잔을 듣기도 했지만, 타석에선 정교하고 화끈한 방망이 솜씨로 팀 공헌도를 높인 역대 최고의 공격형 포수였다. 당시 '포수 피아자'를 언론들이 문제삼자 박찬호는 "난 포수의 미트를 보고 던진다"는 명언을 남겼다. 둘은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재회해 배터리로 다시 호흡을 맞추며 인연을 이어가기도 했다.

피아자와 관련해 유명한 얘기로는 어릴 적 부자 아버지 덕에 테드 윌리엄스에게 과외를 받았고, 그럼에도 실력이 늘지 않아 1988년 드래프트에서 62라운드 전체 1389순위로 겨우 지명을 받았다는 점, 그러나 5년간 마이너리그에서 피나는 노력 끝에 1993년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수상했다는 점, 당대 최고의 투수 로저 클레멘스와 앙숙이었다는 점 등이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피아자는 은퇴 후 이탈리아 대표팀 코치 및 감독으로 활약하기도 했고, 지금은 이탈리아에 거주하고 있다.

신인왕과 함께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피아자는 당시 다저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FA를 앞둔 1998년 5월 연장계약 협상이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자 다저스는 2대5 트레이드를 통해 그를 플로리다 말린스로 보내버렸다. 그때 다저스로 온 선수가 박찬호 도우미로 유명한 개리 셰필드다.

플로리다는 경유지였을 뿐, 8일 뒤 피아자는 뉴욕 메츠로 다시 트레이드된다. 메츠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1990년대 말 장타력을 갖춘 클러치 히터가 마땅치 않던 메츠는 이듬해 40홈런을 터뜨린 피아자를 앞세워 와일드카드로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리그챔피언십시리즈까지 올랐고, 2000년에도 38홈런을 때린 피아자 덕에 또다시 2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가 이번에는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2007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은퇴한 피아자는 2016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때 메츠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에서 데뷔해 슈퍼스타로 성장했지만, 그는 메츠 시절이 가장 아름답고 소중하다고 했다.

피아자가 요즘 메츠 스프링캠프에 출근하고 있다고 한다. 전 메츠 외야수인 무키 윌슨과 함께 객원 인스트럭터로 메츠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매년 메츠 스프링캠프를 찾아 구단과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피아자가 최근 메츠가 자랑하는 사이영상 원투 펀치를 직접 본 소감을 전해 관심을 끈다. 그는 ESPN 등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사이영상을 수 차례 수상한 투수 둘을 보유하고 있다는 건 시즌 시작이 그만큼 좋다는 것"이라며 "에이스가 나가는 날은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평소보다 승리 확률이 높기 마련이다. 팀이 안 좋을 때가 있다. 힘든 시기도 생긴다. 그럴 때 에이스들이 연패를 막아줄 수 있다"고 했다.


메츠의 최강 듀오 제이콥 디그롬과 맥스 슈어저에 대한 평가였다. 사이영상을 디그롬은 두 번, 슈어저는 세 번 차지했다. 피아자는 "최고의 팀은 길어질 수 있는 연패를 끊을 수 있는 팀"이라고 했다. 메츠가 두 에이스를 앞세워 우승했으면 하는 희망이 담긴 메시지라 할 수 있다.

피아자는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이 없다. 그가 메츠에서 뛸 때 1선발은 주로 알 라이터였다. 디그롬과 슈어저와 같은 사이영상급 에이스가 없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박찬호와 마이크 피아자는 배터리로 다시 만났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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