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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유격수 출전은 3년만인데…(정)훈이 형 덕분에 긴장이 풀렸다."
살얼음 같은 희망이었다. 이미 롯데에는 '배민듀오' 배성근과 김민수가 있었다. 스프링캠프 직전 트레이드로 '거물 유격수' 이학주까지 합류했다. 경쟁자 4명 중 입지가 단연 좁게 느껴졌다.
하지만 프로에서 11년간 살아남은 생존능력은 얕볼 수 없다. 마무리캠프부터 땀을 흘린 결과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았고, 시범경기 개막전이었던 SSG 랜더스 전에선 안정된 수비력과 더불어 방망이까지 불을 뿜으며 2안타 2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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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송구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김성현 강승호 김창평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났고, KT로 트레이드된 뒤론 유격수를 본 경기가 3년간 25경기에 불과했다. 지난해 유격수로 뛴 경기는 단 1경기도 없었다. 1군 유격수 경험이 일천하다고 평가받는 배성근(83경기) 김민수(12경기)에 비해 나을 게 없는 처지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1군에서 단 8경기를 뛰는데 그쳤고, 시즌이 끝난 뒤 방출됐다.
때문에 올시즌을 준비한 각오는 남달랐다. 매순간 다음 상황을 예측하고, 미리 대비하는 자세가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도록 수없이 반복 훈련을 거쳤다. 래리 서튼 감독이 말하는 훈련의 3요소 '준비-실행-복기'를 충실하게 이행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해온 포지션이다. 마무리캠프 때만 해도 어색했지만, 어느덧 몸에 익은 동작이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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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마차도는 정말 좋은 선수다. 적지 않은 공백을 우리 넷이 서로서로 메꿔가야할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이어 "확실히 경쟁 과정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다. 오늘은 내가 먼저 나가니까 어필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러다보니 집중력이 더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이학주는 압도적인 경기 경험과 넓은 시야, 배성근은 기민한 몸놀림과 넓은 수비범위, 김민수는 안정감이 장점으로 꼽힌다. 박승욱은 "나도 수비범위가 장점인 것 같다. 특히 순간순간마다 시프트나 투수의 구종에 따라 미리 한두발 움직이는 위치 선정이 내 스타일"이라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작년에는 2군에 계속 머물렀다.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잡고 싶다. 우리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1군에서 힘 보태고 싶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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