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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시드니 올림픽. 한국야구 대표팀은 3위 결정전에서 일본에 3대1로 승리해 동메달을 따냈다. 그 경기의 한국-일본의 마지막 타자들이 21년 세월을 거쳐, 현재 서로 손을 잡고 젊은 선수를 키우고 있다.
지난 10일 도쿄도에 있는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장. 2군경기 개시 5시간 전인 오전 11시에 타자 5명의 개별 타격 훈련이 시작했다. 배팅볼은 아베 감독이 직접 30분 가까이 혼자 던졌다. 김 코치는 타자가 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가끔 선수들과 대화를 나눴다. "아베 감독은 어린 선수들을 기술적, 정신면에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신다"고 김 코치는 자기 역할을 말했다.
김 코치는 개별 타격훈련이 끝나면 외야에서 타구처리를 도와준 각 코치들에 가까이 다가가 한 명씩 "아리가토 고자이마스(감사합니다)" 라고 말했다.
김 코치는 2007년부터 3년간 요미우리에서 코치 생활을 한 뒤 귀국해 LG 트윈스와 KIA에서 감독직을 역임한 뒤 다시 일본으로 갔다. 지난번과 이번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 코치는 "2007년 때는 저도 어렸고 지도자로서 배운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현재는 잘 가르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젊은 선수들은 한국의 선수들과 달리 제 스타일이나 성향을 잘 모릅니다. 한국의 선수라면 저와 거리감이 생길 수도 있는데 여기서는 그런 것이 없어서 편하다. 모두를 아들 같은 마음으로 보고 있다. 또 나도 온순해진 것 같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김 코치의 아들인 KT 위즈 신인 김건형은 지난 6월 22일 1군에 올라와 현재도 1군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 코치에게 김건형에 대해 물어보니 곧바로 코치에서 아버지의 표정이 됐다.
"많이 보고 있지 않지만 성적은 잠깐 체크하고 있습니다. 여기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야구나 선배,도와주시는 분들에 대한 예의 등 기본적인 부분을 중시하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지금의 심정과 미래에 대해 "야구장에 있는 게 가장 행복하다"면서 "한국이든 일본이든 어떤 포지션이 될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가 야구계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미래는 아무도 예측 할 수 없다. 특히 야구에서는 21년 전 올림픽에서 만난 다른 나라의 대학생과 스타선수가 감독과 수석코치가 되는 드라마도 생길 수 있다.
미래에 아베 감독과 김 코치가 키운 선수가 대표선수가 된다면…. 그런 상상도 야구의 또 다른 재미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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