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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비하인드]데뷔 후 최다 투구수로 5회 넘기고 9승 오른 SK 박종훈의 반전 "100개 넘어가니 몸이 가벼워지더라."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9-28 05:49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SK 선발투수 박종훈이 투구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9.04/

[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00개 넘어가니 오히려 몸이 가벼워 지던데."

SK 와이번스 박종훈이 간신히(?) 9승을 챙겼다. 박종훈은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서 데뷔후 가장 많은 116개의 공을 던지면서 어렵게 5이닝을 채워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고 팀이 12대1 대승 속세 시즌 9승을 챙겼다. 5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으로 보기엔 좋은 성적이지만 볼넷을 5개나 내주면서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고 삼성 타자들의 끈질긴 공격에 매 이닝마다 투구수가 늘어 5이닝만에 강판돼야 했다.

박종훈이 경기 후 "야수들이 이기게 해줬다"라고 할 정도로 야수들의 큰 도움을 받았다. 김강민이 연타석 투런 홈런을 치는 등 SK가 5회초까지 8점을 뽑으며 8-1로 앞선 것.

박종훈은 1회 20개, 2회 19개 3회 29개, 4회 14개 등으로 4회까지 총 82개의 공을 던졌다. 투구수와 점수차를 고려하면 5회가 박종훈에게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데 그 5회말이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사후 3번 구자욱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한 뒤 4번 김동엽과 9구째가는 접전을 펼쳤다. 김동엽은 초구부터 6번 연속 파울을 치면서 박종훈을 압박했지만 9구째 3루수 플라이로 아웃. 2사가 되면서 박종훈이 쉽게 5회를 끝내는가 했지만 5번 팔카에게 우전 안타를 맞더니 6번 이원석과의 대결에선 11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2사 만루. 박종훈의 투구수는 어느새 112개까지 올라있었다. 다음 타자는 7번 강한울. 강한울에게 볼넷을 내주거나 안타를 맞아 점수를 준다면 교체될 가능성까지 있었다

다행히 박종훈은 강한울을 4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전 개인 최다였던 112개를 넘어선 116개의 데뷔 후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다.

박종훈은 "결과적으로 승리도 챙기고 팀도 이겨 팀이 연패에 빠지지 않은게 기쁘지만 한편으론 아쉬운 경기였다"면서 "중간에 볼넷을 많이 내줘 수비 시간이 길어진 부분에 야수들에게 미안하다"라고 말했다.

3회말 2사 만루, 5회말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실점을 그나마 1점으로 막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박경완 감독대행과 최창호 투수 코치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박종훈은 지난 22일 LG전에선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6회에 갑자기 볼넷을 남발하며 무너져 5실점을 하고 패전투수가 됐었다. 당시 박 감독대행은 "투구 템포가 빠른 것은 좋다. 하지만 잘 안될 때는 마운드 뒤에서 심호흡 한번 하고 오는 여유도 필요하다"고 조언을 했었다.


이번엔 그 조언을 잘 들었다. 박종훈은 "박 대행님과 최 코치님이 주자가 몰려있을 땐 더 여유를 가지고 던져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게 이번에 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5회말 강한울과의 승부 때 힘들지 않았냐고 묻자 "투구수가 100개가 넘어가면서 몸이 오히려 가벼워졌고, 마음도 편해졌다"라면서 "제구도 다시 잡히고 있어서 강한울에게 안타를 맞더라도 힘이 떨어지지 않아 다음 타자와도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투구수가 많았다고 해서 특별히 신경을 쓰고 던지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8-1의 큰 리드가 박종훈에게 심리적인 편안함을 줬을 수 있다

2018년 14승을 거뒀지만 지난해 8승으로 내려왔던 박종훈은 9승을 챙기며 2년만에 다시 10승에 도전하게 됐다. SK 투수 중 유일한 10승 도전자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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