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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리그에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건 1998년이다. 올해가 23번째 시즌이다.
특히 선발투수 자리는 외국인 투수들의 전유물이 된 지 오래다. 각 구단 원투 펀치는 웬만하면 외국인 투수라고 보면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수 주요 부문 타이틀은 외국인 투수들 간 경쟁으로 전개된다. 토종 에이스가 사라져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런 현상이 올시즌 더욱 심화됐다.
28일 현재 다승과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 각 부문 톱10은 외국인 투수들 일색이다. 다승 상위 10명 중 토종 투수는 KT 소형준 한 명 뿐이다.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10승으로 LG 타일러 윌슨과 함께 공동 10위에 올라있다. NC 드류 루친스키가 16승으로 선두이고, KT 오드라사머 데스파이네가 15승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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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에이스 부재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아직까지 국가대표팀 에이스로 프로 입단 10년이 훌쩍 넘은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이 거론된다. 이런 현상은 구단들이 외국인 투수들에 지나치게 의존하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성적을 내려면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기보다 거액을 들인 외인 투수들을 쓰는 게 당연하다. 해당 투수 성적이 안 좋으면 다음 시즌 바꾸면 된다. 게다가 3~5선발로 나선 토종 투수들 중 풀타임 시즌을 굳건히 견딜 만한 관리능력과 체력을 지닌 투수는 많지 않다.
반면 1950년대 외국인 선수 제도를 실시한 일본프로야구는 여전히 국내 투수들의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날 현재 양 리그 다승 10위에 이름을 올린 외인 투수는 니혼햄 파이터스 드류 베르하겐(6승)이 유일하다. 평균자책점 부문서도 퍼시픽리그 6위에 오른 세이부 라이온즈 잭 닐(5.29) 한 명 뿐이다. 아예 외국인 선발투수들의 존재감이 미미하다. 양 리그를 통틀어 규정이닝을 넘긴 투수는 닐 한 명이고, 선발로 10경기 이상 출전한 외국인 투수는 7명 밖에 없다. 다만 일본프로야구는 외국인 투수를 셋업맨 또는 마무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1~3위는 모두 외국인 투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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