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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어처구니 없는 역전패 만큼 힘 빠지는 일도 없다.
이달 들어 LG가 기록한 11패(11승) 가운데 6패가 역전패다. 특히 5회까지 앞선 경기를 내준 게 5차례나 된다. 이는 10개팀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9월 블론세이브가 전체 1위인 6개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LG가 이처럼 9월에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불펜 난조다. 여기에 경기 후반 찬스에서 번번이 추가 득점에 실패하고, 이날 KT전처럼 결정적 순간 실책을 저지르니 결과가 좋을 리 없다.
6회 이후 역전패가 모두 충격적인 '불펜 참사'라는 게 특징이다. 지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는 7-1로 앞선 7회말 난타당하던 이정용을 계속 밀어붙이다 4점을 허용한 뒤 8회 진해수 최동환 정우영이 연쇄적으로 붕괴, 7실점하며 결국 8대12로 패했다.
9월 15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경기에서는 5-1로 앞선 7회말 최성훈 정우영이 잇달아 무너지며 5-5 동점을 내준 뒤 연장 10회말 고우석이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했다. 투구수 86개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이민호의 선발승이 날아간 경기였다. 이민호는 24일 NC전서도 불펜 난조로 승리를 놓쳤다. 앞서 9월 8일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서도 2-1로 앞선 7회말 진해수가 역전을 허용해 패하고 말았다.
LG는 이 5경기를 그대로 승리로 가져갔다면 현재 70승46패3무로 선두 NC에 불과 1.5게임차 뒤진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잦은 역전패로 인해 순위가 4위까지 밀리게 됐다. 선두 싸움은 멀어졌고, KT와의 3위 싸움도 버거운 처지가 됐다.
'만약 그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승패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결과론이다. 스포츠에서 만약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 져야 한다. 시즌 막판 '신뢰 등급'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는 LG 벤치가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LG는 이번 주부터 2주간 두 차례 더블헤더를 포함해 14경기를 치른다. 마지막 고비가 남은 셈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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