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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과연 독수리군단은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을까.
최원호 감독 대행 체제로 전환한 한화 이글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초반 30경기서 단 7승(23패)에 그친 한화는 코치진 개편을 단행한 데 이어 한용덕 감독이 물러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최 대행 체제를 확정했다. 현장 리더십 교체를 일찌감치 준비했고, 속전속결로 마무리를 지었다. 최 대행과 새 코치진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데뷔한다. 한화는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학구파로 KBO 기술위원, 대표팀 코치로 활약했던 최 대행의 역량에 기대하는 눈치다.
이상군 대행 체제는 한화가 이듬해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룬 밑거름으로 평가 받는다. 선발 투수에 대한 믿음과 적극적인 신인 기용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부동의 유격수로 발돋움한 하주석과 올 시즌 불펜에서 역할을 해준 박상원이 이상군 대행 체제가 만든 작품이다. 2018년 한화의 가을야구행 밑거름이 된 권 혁-정우람으로 이어지는 철벽 불펜 역시 기반을 다졌다. 무엇보다 시즌 중 리더십 교체로 사분오열될 수도 있었던 팀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고, 새로운 동기부여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상군 대행 체제는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했다.
다시 대행 체제로 회귀한 한화의 현재도 당시와 다르지 않다. 한용덕 전 감독이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 속출 속에 고군분투했지만, 반등은 없었다. 새 얼굴이 보이지 않는 라인업, 소통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됐다. 이런 가운데 일부 베테랑 선수를 중심으로 한 불협화음설도 끊임없이 선수단을 괴롭혔다. 최 대행 체제로 일신한 한화의 선결과제는 이런 분위기 수습과 반등의 밑거름이 될 새 얼굴 찾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대행과 함께 2군에서 호흡을 맞춘 코치진이 대거 1군으로 승격하면서 실험의 기틀은 마련된 상태다.
최 대행은 "한화의 문제는 중간층이 없다는 것이다. 지금 20대 초반 선수들 중에는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고 자부한다. 그렇다고 이 선수들이 당장 주전으로 뛸 수는 없다"며 "이 선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기둥 역할을 할 수 있는 고참들이 좀더 버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에겐 이상군 대행 체제에서 한용덕 전 감독으로 리더십을 교체하는 과정도 되짚어 볼 필요도 있다. 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는 과정에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을 물밑에서 펼쳤고, 큰 불협화음 없이 리더십 교체가 이뤄졌다. 최 대행은 올 시즌을 마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가 육성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한부 대행'인 만큼,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리더십 약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현장에 끝까지 힘을 실어주면서 무리 없이 리더십 교체를 이뤄내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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