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야구에선 천적관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잘 치는 타자도 특정 투수에겐 이상하게 못치고, 국가대표 에이스라도 특정 타자에겐 안타를 많이 맞는 경우가 있다.
지난 2017년 7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기서 1회초 좌전안타를 친 것이 이재학에게서 친 마지막 안타였다. 이후 19타석에서 4개의 볼넷만 얻었을 뿐 15타수 무안타에 무려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올시즌 첫 만남은 일부러 피했다. 지난달 15일 이재학이 인천 SK전에 선발등판했는데 SK 염경엽 감독이 최 정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당시 최 정은 타율이 1할6푼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약한 이재학과 상대해봤자 최 정의 슬럼프만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 염 감독이 그를 쉬게해 준 것.
대신 최 정의 기존 타순인 3번이 아닌 6번으로 내렸다. 아무리 타격감이 좋아도 이재학을 상대로는 못칠 수 있기에 조금이라도 덜 만나게끔 한 것.
염 감독은 경기전 "최 정이 유독 이재학에게만 약하다. 타이밍 자체도 안맞고 스윙 궤적과도 안맞는 것 같다"라면서 "이재학에게 잘치면 좋겠지만 워낙 약하기 때문에 타순을 조금 내렸다. 지금 최 정의 타격감이 좋은데 이럴 때 방법을 터득해서 이겨내길 바란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최 정에겐 의미가 있는 날이 됐다. 최 정은 이날 이재학을 상대로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무려 1045일만에 친 이재학 상대 안타인데다 이재학에게서 뺏은 첫 2루타였다.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2루서 이재학과 첫 상대한 최 정은 이재학 공에 타이밍이 맞지 않는 지 어설픈 동작으로 스윙을 했다. 파울과 헛스윙으로 1B2S의 어려운 볼카운트가 만들어졌는데 이후 집중력을 발휘했다. 커트해 나가며 볼을 골라 풀카운트를 만들었고, 11구째 바깥쪽 120㎞ 체인지업을 우중간 을 가르는 2루타로 만들었다. SK가 3-0으로 앞서는 2타점 2루타로 팀은 물론 자신에게도 의미있는 안타를 날렸다.
3회초 2사 1,2루에서 다시 이재학을 만났을 때도 풀카운트 승부를 했다. 하지만 이번엔 6구째 118㎞의 체인지업에 배트가 살짝 돌아 헛스윙 삼진. 바깥쪽으로 크게 나가는 공이었는데도 최 정의 방망이가 쉽게 나갔다.
이재학이 이날 부진해 4이닝 동안 9안타 2볼넷 1탈삼진 7실점의 부진을 보이며 5회초 홍성무로 교체돼 최 정과 더이상의 만남은 없었다.
최 정에겐 3년가까이 이어진 이재학 상대 무안타 행진을 끊고 처음으로 장타를 친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보인 날이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