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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핫이슈]SK 최 정, NC 이재학 상대로 1045일만에 안타. 천적관계 드디어 끊나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6-02 20:26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1사 1,2루, SK 최정이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5.28/

[창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야구에선 천적관계가 존재한다. 아무리 잘 치는 타자도 특정 투수에겐 이상하게 못치고, 국가대표 에이스라도 특정 타자에겐 안타를 많이 맞는 경우가 있다.

SK 와이번스 최 정에게 NC 다이노스 이재학은 그야말로 높은 벽이다. 이재학만 만나면 못쳐도 너무 못친다.

최 정과 이재학은 통산 53차례 만났다. 최 정은 47타수 5안타로 이재학 상대 타율이 1할6리에 그쳤다. 5개의 안타 중엔 단 하나의 장타가 없이 단타 뿐. 삼진이 절반에 가까운 23개나 됐다. 볼넷 5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얻어 출루율은 2할8리. 2017년에 11타수 4안타로 3할6푼4리를 기록해 이재학과의 천적관계를 끊나 싶었지만 2018년과 지난해엔 10타수 무안타, 볼넷 2개로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지난 2017년 7월 23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경기서 1회초 좌전안타를 친 것이 이재학에게서 친 마지막 안타였다. 이후 19타석에서 4개의 볼넷만 얻었을 뿐 15타수 무안타에 무려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올시즌 첫 만남은 일부러 피했다. 지난달 15일 이재학이 인천 SK전에 선발등판했는데 SK 염경엽 감독이 최 정을 선발에서 제외했다. 당시 최 정은 타율이 1할6푼으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약한 이재학과 상대해봤자 최 정의 슬럼프만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 염 감독이 그를 쉬게해 준 것.

이재학을 다시 만난 2일엔 최 정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주 타율 4할7푼1리(17타수 8안타)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탄 최 정이기에 이재학과 승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최 정의 기존 타순인 3번이 아닌 6번으로 내렸다. 아무리 타격감이 좋아도 이재학을 상대로는 못칠 수 있기에 조금이라도 덜 만나게끔 한 것.

염 감독은 경기전 "최 정이 유독 이재학에게만 약하다. 타이밍 자체도 안맞고 스윙 궤적과도 안맞는 것 같다"라면서 "이재학에게 잘치면 좋겠지만 워낙 약하기 때문에 타순을 조금 내렸다. 지금 최 정의 타격감이 좋은데 이럴 때 방법을 터득해서 이겨내길 바란다"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최 정에겐 의미가 있는 날이 됐다. 최 정은 이날 이재학을 상대로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무려 1045일만에 친 이재학 상대 안타인데다 이재학에게서 뺏은 첫 2루타였다.

1-0으로 앞선 1회초 2사 1,2루서 이재학과 첫 상대한 최 정은 이재학 공에 타이밍이 맞지 않는 지 어설픈 동작으로 스윙을 했다. 파울과 헛스윙으로 1B2S의 어려운 볼카운트가 만들어졌는데 이후 집중력을 발휘했다. 커트해 나가며 볼을 골라 풀카운트를 만들었고, 11구째 바깥쪽 120㎞ 체인지업을 우중간 을 가르는 2루타로 만들었다. SK가 3-0으로 앞서는 2타점 2루타로 팀은 물론 자신에게도 의미있는 안타를 날렸다.

3회초 2사 1,2루에서 다시 이재학을 만났을 때도 풀카운트 승부를 했다. 하지만 이번엔 6구째 118㎞의 체인지업에 배트가 살짝 돌아 헛스윙 삼진. 바깥쪽으로 크게 나가는 공이었는데도 최 정의 방망이가 쉽게 나갔다.

이재학이 이날 부진해 4이닝 동안 9안타 2볼넷 1탈삼진 7실점의 부진을 보이며 5회초 홍성무로 교체돼 최 정과 더이상의 만남은 없었다.

최 정에겐 3년가까이 이어진 이재학 상대 무안타 행진을 끊고 처음으로 장타를 친 것만으로도 큰 성과를 보인 날이었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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