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대로 144경기를 하면 20점 이상 나오는 경기가 자주 나올 수도 있습니다."
염 감독이 우려하는 것은 경기력이다. 확실한 국내 에이스가 없는 팀이 있고, 4,5선발이 확실하지 않은 팀도 있고,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차가 큰 구단들은 쉼없는 144경기를 제대로된 경기력으로 치르기 힘들다는 것이다. 염 감독은 "결국 감독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당장 포기하는 경기가 늘어나서 큰 점수차의 경기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 그 팀은 시즌을 포기해야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 확진자가 나오면 접촉자의 경우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한다. 1군 선수들 중에서 많은 이들이 2주간 뛸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로 2주를 치렀을 때의 성적은 뻔하다. 그 경기가 흥미진진하게 치러질 수가 없다. 그 경기를 보고자 하는 팬이 얼마나 될까.
KBO가 144경기를 고수하는 것은 스폰서나 중계권, 광고 등 144경기를 전제로 체결한 계약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수가 줄어들 경우 계약한 금액의 일부를 반환해야할 수도 있다. 그럴 경우 무관중 경기로 수입이 줄어드는 구단의 재정적인 부담은 커진다. 염 감독은 KBO에 쌓여있는 야구발전기금(약 470억원)을 사용할 때라고 했다. 염 감독은 "위기 때 쓰려고 한 것 아닌가. 지금이 큰 위기인데 이럴 때 써야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지금을 위기이자 기회로 봤다.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열리고 있는 스포츠가 없다보니 한국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채널인 ESPN이 KBO에 중계권에 대한 질문을 했을 정도다. 염 감독은 "ESPN의 중계에 대한 기사를 봤을 때 댓글의 대부분이 경기력에 대한 것이었다"면서 "이럴 때 좋은 경기력으로 재미있는 경기를 한다면 KBO리그의 가치는 더 올라갈 것이다"라고 했다.
당장의 손해 때문에 144경기를 강행하는 것보다 경기수를 126경기나 108경기로 줄여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 KBO리그의 흥행에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BO리그의 가치가 올라간다면 지금 당장의 손해는 손해가 아니라 투자가 될 수 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