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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변하지 않으면 변화를 주는 수밖에 없다."
박 감독대행은 9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원정 3연전 첫 경기를 앞두고 이날 선발 터너에게 '사실상 마지막 선발 기회'임을 분명히 했다.
박 감독 대행은 "그만큼 기회를 줬는데 변하지 않고 고집대로 한다면 상황을 봐서 불펜으로 보직 변화를 주는 수 밖에 없다. 선발로 나설 젊은 2명의 투수도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터너에게 요구하는 변화에 대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공격적인 피칭이다. 박 감독대행은 "유리한 볼카운트에 타자들이 속지 않을 정도로 멀리 빠지는 볼-볼을 던져서야 되겠는가. 야수를 믿지 못하고 삼진을 잡아 자신이 해결하려 들다 보니 투구수가 많아지고 갑자기 무너지는 기복을 보이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감독대행은 "오늘 보고 납득이 안가면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2군도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종합적으로 고려해보겠다. 2군에서 밸런스를 맞춘다든지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박 감독대행은 이 같은 의사를 코치들을 통해 즉시 터너에게 전달했다.
박 감독대행의 최후통첩은 즉각적 효과가 있었다.
터너 본인도 '배수의 진'을 치고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1회를 제외한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적시타는 허용하지 않았다.
터너는 1회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펼쳤다. 3볼에 이르기 전에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어냈다. 1회말을 삼자범퇴로 처리한 터커는 2회 실책과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2사 1,2루에 몰렸지만 공민규를 플라이로 처리했다. 3회 선두타자 이성곤에게 2루타를 맞은 뒤 2사 후 이원석에게 볼넷을 허용해 1,3루에 몰렸지만 러프를 플라이 처리하고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이원석에게 슬라이더로 볼넷을 내줄 당시 심판의 스트라이크 콜에 불만을 드러냈다. 자칫 평정심을 잃을 수 있던 상황. 하지만 포수 한승택이 통역을 대동하고 올라가 진정시킨 것이 효과를 봤다.
터너는 4회말 1사 후 김동엽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후속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1사 후 볼넷 2개로 2사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러프를 범타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6회도 이학주의 내야안타와 도루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고 임무를 마쳤다. 6이닝 3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KBO리그 데뷔 후 두번째 무실점 경기였다.
박흥식 감독대행의 최후통첩이 쓰러질 뻔 했던 터너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순간이었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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