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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의 강점 중 제1번은 안정된 선발이었다. 그런데 최근 걱정의 신호가 나오기 시작했다.
최근 9연승(1무 포함)을 한 것도 선발의 힘이 컸다. 9승에서 선발승이 무려 8승이나 됐다. 10경기서 선발이 5이닝을 못넘긴 것은 무승부를 기록했던 6월 25일 부산 롯데전(김 민 3⅓이닝)밖에 없었고, 8경기에서 선발이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10경기서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3.41로 전체 1위였다.
안정된 선발진의 활약에 타선의 적절한 득점, 불펜진의 깔끔한 마무리까지 더해져 KT의 역사상 최다 연승의 기록이 세워질 수 있었다.
전반기 휴식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현 시점에서 국내 선발 3명이 동시에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은 걱정이 들게 한다.
현재의 부진을 연승의 후유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연승을 하는 동안엔 선수들 모두가 아무리 평소와 같은 마음을 먹는다고 해도 연승을 이어야한다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선발 투수들의 어깨도 무거워진다. 6,7이닝을 던지는게 평소보다 좀 더 힘들 수 있다.
연승이 끝나면서 그동안 가졌던 긴장감이 풀어져 일시적인 부진을 보일 수 있다. 단순한 연승 후유증이라면 오히려 다행이다. 금세 재충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첫 풀타임 시즌 때문에 나오는 체력적인 문제라면 대처가 필요하다.
쿠에바스도 미국에서 가장 많이 던진 시즌이 지난해로 메이저리그(보스턴 레드삭스 17이닝)와 마이너리그(트리플A 135⅓이닝) 통합 152⅓이닝이다. 9일 현재 쿠에바스는 104⅓이닝을 뿌렸다. 현재의 피칭이 계속 이어진다면 개인 최다 이닝 피칭이 예상된다. 알칸타라 역시 올해가 최다 이닝 피칭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이닝이 2013년의 156⅓이닝이었다. 9일 현재 115⅔이닝을 던져 꾸준히 던진다면 160이닝 이상이 예상된다.
국내 투수 3명은 이미 자신의 최다 이닝을 기록 중이다. 김 민은 지난해 입단한 고졸 2년차다. 지난해 37⅓이닝을 던졌는데 올해는 벌써 103⅓이닝을 소화했다. 2015년 프로에 발을 디딘 배제성도 71⅔이닝을 던졌는데 2017년의 32이닝을 두배 이상 소화했다.
최근 선발진에 합류한 김민수도 2015년 23⅓이닝이 최다였는데 올해 33⅓이닝을 던졌다. 처음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무더운 여름을 나는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일단 올스타 브레이크가 일주일간 주어진다는 점이 KT에겐 좋은 소식이다. 올스타전에 출전하더라도 최소 5일간의 휴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에서의 긴 휴식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올시즌 여러 팀에서 몇몇 주축 투수들에게 일부러 휴식을 주는 것과 같은 효과다.
5위 싸움을 하고 있는 KT로선 선발진이 꾸준히 던져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력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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